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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이슬람 대결 속에 '동시다발 내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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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이슬람 대결 속에 '동시다발 내전' 속으로

[전망]국가별로 살펴본 2007년 중동

2006년 내내 중동은 국제뉴스에서 언제나 톱뉴스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만큼 중동 여러 나라에서 거의 날마다 대형사고와 사건들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올해도 중동 사태는 진정 기미는커녕 지난해 종파 간 유혈분쟁으로 내전 위기를 겪고 있는 이라크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으로 내전 위기가 확산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적지 않다.

여기에 중동의 맹주로 떠오른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강행과 중동 전역에 영향력을 강화하는 행보로 미국 등 서구와의 대립을 계속해 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두려워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아랍국가들이 종파간 분쟁이 격화되는 지역들에 개입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동 현지의 소식을 가장 빠르게 전하는 미국의 <AP>,<뉴욕타임스>, 영국의 <로이터>와 <BBC> 등 서구 언론과 중동의 <알자지라>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뉴스>, 이란의 <테헤란뉴스>, 이스라엘의 <Y넷> 등 중동 언론, 그리고 <아시아타임스> 등 아시아권 매체 등의 보도와 분석을 토대로 중동 일대를 지역별로 나누어 지난 한 해의 흐름을 분석하고 올해 예상되는 변화를 전망해 본다.

이라크 :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도박' 카운트다운

지난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이라크 전쟁이 종파 간 유혈분쟁으로 이어지면서 미국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 이라크 바그다드 차량폭탄테러. ⓒ 로이터=뉴시스

14만 명에 달하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싶어도 종파간 유혈분쟁이 멈출 것이라는 보장도 없으며, 이라크 주둔 미군을 유지하더라도 종파간 유혈분쟁과 반미투쟁을 외치는 반군들을 제압할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히려 이라크 주둔 미군을 수만 명 더 증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중동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으킨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그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명예로운 탈출'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물리적인 힘을 사용하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국면 타개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미국 국방부(펜타곤)는 이미 부시 대통령의 의중을 받들어 소위 '판돈 두 배 올리기'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그냥 '패'를 죽이느니, 가능성이 희박할지 모르지만 더 많은 판돈을 걸어 큰 수확을 거두겠다는 '도박'을 감행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라크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살륙전은 단순히 무법천지가 됐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사담 후세인이 처형된 직후 종파간 분쟁이 더 격화된 것처럼 시아파와 수니파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슬람 반군들은 미 연합군을 쫓아내기 위한 공격뿐 아니라, 미 연합군에 협력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라크인에 대한 응징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이 물러간 이후를 대비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같은 종파끼리도 분열돼 서로 싸우고 있다. 또한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라크 현정부로부터 이득을 취득하려는 세력들의 부패가 심각하다,

팔레스타인 : 분열 조장하는 이스라엘 전략에 내분 심화

팔레스타인 분쟁은 그 역사와 상징적 측면에서는 이라크 사태를 훨씬 능가하는 중동의 핵심문제다. 팔레스타인은 중동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아랍민족과 미국 등 서구의 지원을 받으며 아랍권과 맞서는 유대민족 이스라엘이 격돌하고 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라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시위. ⓒ 로이터=뉴시스

팔레스타인 문제는 지난해 1월 서구가 테러단체로 규정해 온 하마스가 민주적인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집권 정파로 탈바꿈하면서 오히려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미국 등 서구는 집권당이 된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존재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하마스를 여전히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경제지원 단절 등 제재조치를 취했다.이와 함께 민중들로부터 부패 정당으로 외면받은 구여권 파타는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선거가 아닌 방법'으로 세력 부활을 시도했다.

무마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소속된 파타가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해 온 것도 그 일환이다. 파타는 늦어도 지난해 11월까지는 서구의 인정을 받는 연립정부가 출범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파타의 선전술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존재할 권리를 인정하는 정부에는 참여할 수 없으며, 서구의 '꼭두각시'인 파타가 더 많은 각료 지분을 갖는 정부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연립정부 구성은 물건너갔다.

그 이후 양 정파는 소속 무장단체를 동원해 각 파벌에 속하는 고위인사들을 암살하려는 사건을 일으키며 서로 보복전을 펼쳤다.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아바스는 총선과 수반 선거를 다시 하자고 나왔으나, 하마스는 '정치적 쿠데타를 하자는 것'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양 정파를 지지하는 진영끼리 충돌도 거세졌다. 지난해 말에는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 따라 자치정부가 출범한 이후 최대의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양상을 띠면서 내전 위기로 치닫자 12월 17일 양 정파는 전격적으로 잠정휴전하기로 합의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도 악화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속 무장단체가 자국의 병사 1명을 납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말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5개월 만에 휴전을 하기는 했으나 서로가 용인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있어 언제 또다시 분쟁이 격화될지 알 수 없다.

이미 휴전 한 달 만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단체들에 대해 표적 공격을 하기로 결정해 휴전 합의는 사실상 폐기됐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는 10년 만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다시 승인해 미국마저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섰다.

유대인 정착촌 건설은 지난 2003년 미국과 유럽연합, 러시아, 유엔 등 소위 '중동 4대 당사자'가 마련한 중동평화로드맵을 정면으로 위반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을 골자로 하는 로드맵에 동의를 했다.

이처럼 어지러운 이스라엘의 행보에 대해 팔레스타인의 분열을 조장하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마스가 급성장하도록 방치한 뒤 이제는 파타를 지원하는 이스라엘의 속셈은 우선 팔레스타인의 내부 붕괴를 노리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란과 시리아 : 미국과의 갈등 키우는 중동의 맹주들

이란과 시리아는 미국 행정부 안팎의 강경파들이 늘 군사적 공격에 의해 정권교체를 노리는 대상으로 꼽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부시 행정부 강경파들은 올해 여름 경 이란의 핵시설에 대해 정밀타격을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 대외강경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이란 최고지도자 알-하메네이. ⓒ 로이터=뉴시스

부시 행정부는 이란의 지도부가 평화를 위해 핵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공개적으로 단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중동평화를 위해 이란과 대화하라는 방안은 적어도 부시 행정부가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 행정부의 '대화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는 시리아도 예외가 아니다. 부시 대통령은 시리아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지원하면서 레바논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라크에서도 반군을 부추겨 사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또한 부시 행정부가 올해 3월로 예정된 시리아 총선에서 야권을 지원하는 등 공작을 통해 시리아 정권을 전복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비밀메모가 폭로됐으며, 지난해 여름 부시 행정부 내의 네오콘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분쟁을 벌일 때 여세를 몰아 레바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까지 공격할 것을 촉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란은 수니파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이라크에서 득세한 시아파와 연대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아프가니스탄에서도 소수파인 시아파를 지원하는 한편 서부 지역에 대대적인 재건 지원으로 영향력을 넒혀가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레바논 : 중동 여러 세력들이 맞붙는 대표적인 현장

대다수의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레바논은 올해 중동을 둘러싼 여러 세력들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대표적인 현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바논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는 세력들로는 시리아, 이란, 이슬람 과격파 단체들, 이스라엘, 미국 등이 지목되고 있다.
▲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으로 불타는 레바논 남부. 휴전 이후 레바논은 정파간 내분에 시달리고 있다. ⓒ 로이터=뉴시스

현재 레바논은 국민들도 완전히 분열돼 있다. 한쪽에서는 나라의 미래가 서구 자본 유치와 미국에 대한 개방에 달렸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을 레바논을 지배하려는 이스라엘의 오랜 목표가 달성되도록 지원하는 세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니파인 현정부와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충돌은 레바논의 내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야권을 이끌며 대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조기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테헤란타임스>는 최근 미국 등 서구의 지원을 받고 있는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가 시아파와 연립정부를 구성하라는 야권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내전이 초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라크, 팔레스타인, 레바논에 동시다발적인 내전이 일어나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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