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소설가 오수연씨를 초대해서 한 해를 보내며 작가들의 활동이 우리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녀는 왜 팔레스타인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내년에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희망은 있는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소설가 오수연씨입니다. 오수연 작가는 1964년 서울출생으로 1994년 <현대문학> 장편 공모에 <난쟁이 나라의 국경일>로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소설집으로 <빈집>, <부엌>을 펴냈고, <땅 위의 영광>이라는 작품으로 2001년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2003년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파견작가로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다녀왔고, 이를 토대로 보고문학집 <아부 알리, 죽지 마>를 펴냈습니다 지난해에는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에세이를 모은 <팔레스타인의 눈물>을 출간했으며, 현재,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서는 두 번째 뵙네요. 4월에는 인권 관련된 작품으로 한 번 모셨고, 이번에는 좋은 일입니다. 아름다운 작가상... 축하드립니다. 희한한 상이라던데. 대개 상이 선배들이 후배에게 주는 건데 후배들이 선배한테 줬다구요.. 본인이 말씀하시기는 좀 뭐하겠지만 왜 선정된 겁니까?
오수연 :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말씀드리면, 선정이유서에 이런 말이 있어요. 문학적 품성을 보고 준다. 이 문학적 품성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문학적으로도 본받을 만하고 활동도 품성도 본받을 만하다는 세 가지의 매우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제가 받게 됐는지 참 고맙고 부담스럽죠.
박인규 : 인간적 품성이라면 술과 밥 잘 사면 주는 걸로 아는데 그러셨나요?
오수연 : 별로 못 그랬거든요. 문학적 품성이란 참 어려운 말이죠.
박인규 : 게다가 상금도 상패도 없다고 해요.
오수연 : 상패 있어요. 상패가 있는데 여기 나오느라 다시 한 번 봤더니 아주 어마어마한 말들이 쓰여 있어요. '아픈 세월 동안 흐트러짐 없이 불사르는 영혼과 날카로운 작가의식으로 후배 작가들에게 사람의 길을 보여주신 선배님께..' 이런 말이 있어서,
박인규 : 사람의 길을 보여줬다. 엄청난 얘기네요.
오수연 : 예. 너무 어려운 얘기에요.
박인규 : 젊은작가포럼은 어떤 분들이 모여 있습니까?
오수연 : 이 말씀을 드리자면 민족문학작가회의부터 잠깐 소개를 드려야 되는데, 민족문학작가회의는 80, 90년대 문인들이 모여서 민주화운동을 하셨던 단체구요. 리얼리즘문학의 산실이랄까요 그런 단체였습니다. 그 안에 청년위원회라는 모임이 있었는데 그 모임이 2002년도에 젊은작가포럼이 됐어요.
박인규 : 혹시 어떤 분들이 있나요?
오수연 : 그 기준에는 한 40대 이하의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입니다. 고명철, 고영직, 이명원, 홍기돈 평론가, 소설가 전성태 손택수, 안현미 시인 등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상패에 사람의 길을 보여주시는 선배라고 쓰여 있었다는데, 이 상이 생긴 게 2002년이라고 들었는데 그 사람의 길을 보여주신 선배들은 어떤 분이 있었는지 소개해 주시죠.
오수연 : 2002년도에 정양 시인, 2003년 김남일 소설가, 2004년 정희성 시인, 2005년에는 이경자 소설가께서 받으셨습니다.
박인규 : 축하는 이 정도로 하기로 하고, 연말에 후배들이 주는 귀한 상을 받으셔서 전반적으로 2006년 한해는 끝이 좋으니까 다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오수연 작가께서는 올해를 보내면서 나름대로 결산을 하셨을 거 아닙니까? 이건 좋았고 이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어땠습니까?
오수연 : 올해를 포함해서 2003년에 제가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다녀온 게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큰 계기가 됐어요. 그런데 그 이후부터 올해까지 내내, 제가 다녀와서 사회적으로는 이라크 파병논란 당시에는 반대를 한다거나 이런 사회활동을 했지만, 소설가로서는 이 기간이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다른 현실이거든요.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은.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이 이런데 우리가 어떻게 안 할 수가 있느냐. 국익이라는 현실이 이런데 파병하지 말자는 건 무책임한 이상론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이라크나 팔레스타인에서 보기에는 외국군이 오지 말아야만 하는 게 현실이거든요. 그쪽 현실은 오지 말아야 합니다. 오는 건 재앙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악몽이죠. 이상과 현실이 완전히 다른, 그 두 가지 다른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쪽의 얘기를 이쪽에 전달할 수 있겠습니까. 전달의 문제만이 아니라 어떤 작품을 쓰거나 구상을 할 때도 이런 두 가지 생각이 저를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고통을 느꼈습니다. 더군다나 '아부 알리 죽지마' 같은 보고문집으로는 저의 고민을 그냥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이게 고민이고 이건 이렇고 저렇고. 그런데 이걸 문학적으로 형상화한다는 것은 훨씬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지난 3년 동안 끙끙 앓았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고통스럽지만 의미가 있었다고 봐요. 단련의 기간이었고,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에는 정리되기를 바랍니다.
박인규 : 정리를 하자면 우리는 파병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있고, 이라크나 팔레스타인에서는 와서는 안 되는 현실이 있고, 서로 양립이 불가능한 현실인데 이걸 화해시키고 연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아직 풀리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다.
오수연 : 고민을 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아요. 현실을 양쪽으로 끌어당기는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체제라고 한다면 그 체계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제가 도달한 결론입니다.
박인규 : 2003년도에 넉 달인가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다녀오신 게 본인의 작가로서의 활동이나 인간으로서의 삶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오수연 : 그렇습니다. 저 내적으로도 정서나 성향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 될 줄은 몰랐죠. 갈 때는 그냥 가서 보고 온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박인규 : 도대체 어땠기에 충격이랄까 삶의 새로운 방향을 생각하게 되셨을까요?
오수연 : 새천년이 시작됐다고 하고 인류가 많이 진보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가서 보니까 진보한 게 하나도 없고 뭘 했는지 모르겠어요.
박인규 : 말하자면 야만상태..
오수연 : 폭력은 노골적이에요. 거기다가 어떤 말을 갖다 붙여도 말이 안 된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지.. 체념하게 만드는. 이건 똑같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됐어요. 그리고 그 폭력이라는 게 저기서 폭탄이 떨어지는 그런 게 아니고 내가 바로 여기서 앉아있기 때문에... 내가 편안하게 자고, 이런 게 다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기사도 있잖아요. 이라크전을 끝내려면 우리가 자동차를 버려야 된다는 신문기사를 봤는데.
박인규 : 석유에 대한 탐욕을 버려야 한다..
오수연 : 예.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제게는 삶의 저반을 뒤흔드는 충격이었습니다.
박인규 : 저희보다 한 20, 30년, 10년 선배들은 월남전을 심하게 얘기하면 생계수단으로 갔다오신 분이 많습니다. 갔다 오면 월급도 많이 받고.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을 한 것이 실제로 한일청구권자금과 월남전에서 들어온 차관이다. 실제로 월남전이 한국의 경제를 일으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라크전도 그렇게 보고 있는 분들이 사실 많습니다. 한미관계를 위해서는 필요한 게 아니냐. 그런데도 그 당시 60대 월남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과 지금 이라크전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점이 있지 않나요?
오수연 : 있습니까?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가셔서 고생하시고, 저희 아버지께서도 다녀오셨거든요. 군인이셨기 때문에. 그런 분들의 고생,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 가셨다는 마음을 충분히 존중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분들이 다녀오셔서 겪었던 개인적인 고통 같은 걸 언제 우리가 돌아보았는가. 그런 생각을 하구요. 그리고 고엽제 등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그 경험이 우리가 살려면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 남의 고통을 이용해서라도 살아야 된다는 아주 뒤틀어진 생존논리.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다, 우린 약자기 때문에.. 이런 뿌리 깊은 인식을 심어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경제부흥의 이면에서도 정신적 혼란 또는 타락의 대가를 아직도 치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 십 몇 년 전인가 고은 시인이 세계를 쭉 돌아보시더니 탄식조로 우리는 너무 우리 얘기만 해왔구나 하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은 바 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 정도상 작가가 나와서 북한 사람들의 요즘 사는 모습을 문학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얘길 했고, 지금 오수연 작가께서는 아직 작품은 안 나왔지만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서 본 걸 자신의 작품세계로 끌어들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지금까지 주로 작품이라고 하면 국내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작품화 하는 걸 당연시했는데, 요즘 작가들의 시선이 북한, 이라크, 팔레스타인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걸 하나의 추세라고 봐야 될까요?
오수연 : 문학적으로도 분명히 그런 움직임이 있구요. 그리고 가장 극명한 계기는 걸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스커드 미사일,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퓽퓽 날아가는 걸 TV로 전 세계 사람들이 구경했잖아요. 그런데 그게 내 문제는 아니라고, 멀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다 알고 있는데, 정보가 넘쳐나서 세계 어느 곳곳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다 아는데 그게 어떻게 내 문제는 아니게 되는, 묘한 작동이랄까요? 이런 게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관계가 있고, 그래서 제가 이라크전쟁이 날까말까 했을 때 저것이 내 문제라고 느껴졌거든요. 저만이 아니라, 그래서 많은 분들이 가시기도 했던 겁니다. 저는 이제 지구 어느 곳에든 외따로 있는 세계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평택 대추리 문제나 FTA 문제나 우리나라만 혼자서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잖아요. 세계가 모든 지역을 덮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작가들도 자기 지역을 이해하려면 세계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라크 문제는 이라크인이나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문제이기도 하다.
오수연 : 단적으로 이라크 파병을 하지 않습니까..
박인규 : 하긴 그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이게 우리 문제다. 그런데 왜 이라크 문제를 우리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말씀을 하더라구요. 오래 전에 영국 시인이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라는 시를 썼는데,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까 우리 문학도 상당히 그런 시야가 세계적으로 많이 뻗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군요?
오수연 : 예. 현실이 그러니까요.
박인규 : 새로운 추세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면... 약간 의례적인 질문이긴 합니다만 이미 그런 쪽으로 2003년부터 이라크 문제를 우리와 관계시켜서 보자는 작업을 하고 계신데, 새해에 특별히 뭔가 하나 해야겠다는 계획 같은 게 있으신가요?
오수연 : 저는 일단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라는 단체 회원으로서 일단 단체활동이 좀 더 활성화되길 바라구요, 소설가로서는 제가 3년 동안 고민했던 작품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인규 : 그 작품이 내년에는 나오나요? '아부 알리 죽지마'라는 현장보고집은 나왔고, 그런 고민을 승화시킨 건 내년에는 나오나요?
오수연 : 그러려고 합니다. 그것이 제 계획이고 소망입니다.
박인규 : 제목 같은 건 생각해 놓으셨나요?
오수연 : 아직 아닙니다.
박인규 :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부터는 그들의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와 세계의 문제기도 한 이라크 팔레스타인 문제를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03년도에 이라크에 다녀오셔서 '아부 알리 죽지마'라는 책을 내셨고, 최근에는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라는 단체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는 어떤 단체입니까?
오수연 : 문화교류를 하려는 단체입니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신문이나 보도에 자주 나오는데 항상 똑같은 모습입니다. 사상자 수, 테러범, 돌 던지는 소년들, 무너지는 난민촌, 장례식, 울부짖는 여인들. 이런 걸 보면 참 안됐다.. 또는 저 사람들이 참 용감하게 싸운다는 생각을 가질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잖아요. 친구처럼 느껴지지 않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분들의 문제와 고통을 같이 하려면 마음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은, 신문에 누가 죽었다는 기사 보고 다 울지 않지만 내 친구가 죽으면 슬프잖아요. 그것처럼 가깝게 느껴야 된다는.. 아, 그 사람도 인간이고 감정과 꿈과 소망을 가진 인간이었다는 느낌이 있어야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팔레스타인 분들의 존엄함, 그리고 예술, 품위.. 이런 얘기들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문화교류를 하려고 단체를 꾸렸고, 그동안 팔레스타인 문화를 소개하고 다리를 놔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박인규 : 사실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사람들이 사는 사연을 제대로 알아야 된다고 하는데, 문화교류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오수연 : 저희가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크게 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가지 시도는 다양하게 했어요. 팔레스타인의 칼리크라피, 팔레스타인의 서예죠. 모스크에 가면 착착 멋지게 써 놓은 글자들.
박인규 : 그것도 하나의 장르인가요?
오수연 : 그렇죠. 아주 유서 깊은, 독특하게 발전한 장르인데 그런 전시회도 했었고. 팔레스타인 시인들의 시낭독회도 했었고, 그리고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팔레스타인과의 대화라는 난을 기획해서 드리고 있기도 하고. 팔레스타인의 눈물이라는 책이 나온 것도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팔레스타인의 눈물이란 책은 어떤 내용인가요?
오수연 : 제가 작년에 찾아봤더니 놀라웠어요. 우리나라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책이 거의 없었어요.
박인규 : 70년대 말인가에 창비에서 한두 권 나온 걸로 기억하는데요...
오수연 : 70년대 말, 80년대에 제3세계 문학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흐름이 끊어졌어요. 그래서 그때 나온 책 몇 권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놀랐고. 그때부터, 지금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팔레스타인 문인들께 정치가 어떻고 이런 얘기가 아니라 그분들이 인간으로서 어떻게 느끼시는가... 그 얘길 써달라고 한 거죠. 그래서 팔레스타인 현역 문인들의 산문집입니다. 거기에는 늘 흔히 보는 그런 모습과는, 팔레스타인이라고 생각하면 바로 머릿속에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모습이 아닌 팔레스타인의 다른 모습들이 담겨 있습니다.
박인규 : 책이 좀 많이 나갔나요?
오수연 : 제가 출판사는 아니라 잘 모르겠는데, 관심을 가지신 분들의 어느 정도 반응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아직도 우리나라 문제가 아니면 멀다고 생각하는 면이 있잖아요. 이 책은 단기간에 팔릴 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팔릴 것 같아요
박인규 : 이제 어떤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한다. 팔레스타인과의 대화라는 건 제가 관계하고 있는 프레시안에서 하는 거라 말씀드리기 거북하긴 합니다만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작가들이 글을 쓰시고 거기에 대해서 한국 작가들이 글을 쓰시는 건데, 팔레스타인 작가들은 어떤 분들이 계신가 소개를 해주시죠.
오수연 : 팔레스타인 작가들은 일단은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의 가장 주요한 팔레스타인 회원이신 자카리아 무하마드 선생께서 필자 중 한 분이시고, 나머지 세 분은 아주 젊은 시인과 소설가들이세요. 소설가 아다니아 쉬블리, 키파 파니라는 시인 등이 글을 써주시는데 저도 보면서 놀랐어요. 굉장히 깊고 울림이 크달까요? 그런 글들을 보내주셨고 한국 작가들이 또 답글을 쓰시는데, 우리나라가 우리 안에만 관심있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들은 끊임없이 내면으로는 그런 노력을 해오셨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렇게 반응이 나올 수 있죠. 팔레스타인 문인과 한국 작가들은 굉장히 뜻깊게 생각하시고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계십니다.
박인규 : 키파 파니라는 분은 최근에 한국에 왔다 가신 분 아닌가요?
오수연 : 광주에서 아시아 문인, 작가 레지던십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그때 6개월 광주에 계시다가 다시 돌아가셨죠.
박인규 : 그분은 한국에 대해서 어떻게 말씀하시던가요?
오수연 : 직접 만나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거듭 생각하는데, 키파 파니가 한국에 있는 동안 여러 가지를 같이 했거든요. 같이 일도 하고 토론도 하고 술도 마시고 싸우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서 저도 더 이상 그 친구가 팔레스타인에 갔다고 생각이 안 되고, 그분도 한국이 동쪽 아시아 어느 나라라고 생각이 안 되는 거예요. 같은 나라, 같은 친구,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키파 파니는 돌아간 후에도 아주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정보나 문화적 내용을 한국에 많이 보내주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런 비유가 적절할지 모릅니다만 팔레스타인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하면 자살폭탄테러, 전쟁을 생각하는데 오수연씨 같은 경우는 자카리아 무하마드, 키파 파니 이런 사람들이 떠오르는군요..
오수연 : 그렇죠. 그 친구가 뭘 하고 있을까, 신문에 무슨 보도가 나면, 아.. 그 친구는 잘 있을까 그렇게 되죠.
박인규 : 팔레스타인과의 대화라는 연재를 통해서 어떤 분들이 팔레스타인을 돕겠다는 것도 있었다고 해요..
오수연 : 그 분들은 이미 이전에도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아주 양심적인 의사와 치과의사 분들이신데요, 팔레스타인과의 대화를 아주 잘 읽어주신 독자이시고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에 회원으로 가입하셨는데, 이름을 밝히기 원하질 않으세요. 내년 1월부터 팔레스타인을 돕겠다고 결정하셨고,
박인규 : 말하자면 돈 같은 걸 보내주신다는
오수연 : 그렇죠. 지원하시기로 하셨고, 또 돕는다는 것도 쉽지 않거든요. 누가 가서 어떻게 돕습니까,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회원들이 또 팔레스타인에서 잘 알아봐 주셔서 장애아동들이 일반학교에서 보통 아동들과 어울리기가 힘든데 그 장애아동들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대요. 이게 팔레스타인에서 처음 시작되는 프로그램이랍니다. 일반 아동도 돌보기 힘든 상황에서 장애아동들의 현실은 어떻겠습니까. 그래서 이것이 처음 시도되는데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시기로 하셨습니다.
박인규 :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되구요.
오수연 : 네. 전 아주 감사드려요.
박인규 : 지그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의 회원들은 대충 어떤 분들이시고 국내에는 몇 분이 계신가요? 이 기회에 광고도 많이 하시고 회원도 확충하시죠.
오수연 : 저희가 행사를 하거나 하면 참가해 주시는 분들이 많고, 홈페이지에 가입하시거나 들러 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어느 모임이나 그렇듯이 자기 일처럼 하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제가 말씀드리자면 김정한 시인, 윤정모 소설가 이런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젊은 작가들은 권여선 소설가, 이영주 시인, 김혜자 시인, 이런 분들이 활동하십니다.
박인규 : 문학적 관계하시는 분들 말고 다른 쪽에서 힘깨나 쓰신다고 할지, 그런 분들도 좀 참여하시나요?
오수연 : 힘깨나 쓰시는 것 같진 않은데요, 이라크에 제가 갔을 때 우리나라의 평화운동 하시는 분들을 만났거든요. 그 인연이 지금도 이어져서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의 문인과 예술가들도 있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회원들이 평화에 관심 가지시는 일반인들이에요. 젊은 분들은 오히려 그분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시죠.
박인규 : 앞으로 회원을 더 확충해 나가실 계획은 없습니까?
오수연 : 저희의 꿈이죠. 저희가 하는 일이 문화교류다 보니까 이것도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활동을 같이 하기를 바라구요, 이런 팔레스타인 문화가 우리 보통사람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퍼져 나가는. 한 번의 사건, 한때 반짝하는 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박인규 : 말씀을 쭉 듣고 보니 우리도 그동안 어떻게 보면 우리 먹고 살기에 바빠서 남들을 돌볼 겨를이 없었는데 이제는 경제 뿐 아니라 예술, 문화적 부문에서도 그 사람들의 문제가 곧 우리들의 문제라는 생각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또 오수연 작가께서 상도 받으셨고 하니까 좀 더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오수연 :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젊은작가포럼으로부터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오수연씨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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