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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이라크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첫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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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이라크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첫 시인

"두 달 전 '이기고 있다' 자신한 건 '개인적 믿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19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황과 관련해 "우리는 이기고 있지 않다(We're not winning)"며 미국의 실패를 자인했다.
  
  지난 10월 25일 만해도 "분명히 우리가 이기고 있다(Absolutely, we're winning)"고 자신했던 부시 대통령이 두 달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갑작스러운 입장 번복에는 공화당 행정부의 우군이었던 <워싱턴포스트>마저 "충격적인 말 바꾸기(striking reversal)"라며 당혹감을 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로버트 게이츠 신임 국방장관이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미국은 이라크에서 이기고 있느냐"는 질문에 게이츠는 "아닙니다"고 답변해 이라크 전쟁을 밀어붙여 온 부시 행정부 내 인사들을 당황케 했었다.
  
  "이라크 내 미군, 스트레스가 많은 건 사실"
  
  
부시 대통령은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이 현 상태를 '이기지도 못하고 지지도 못하고 있다'고 규정한 것이 흥미로웠다"며 '이라크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는 페이스 의장과 게이츠 장관 등의 견해를 수긍했다.
  
  부시 대통령은 "몇 가지 긍정적인 발전도 있지만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실제적인 문제는 이라크 내 종파 분쟁"이라며 내전상황으로 치달아 버린 이라크 내 분위기를 인정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승리를 자신했던 두 달 전에 발언을 번복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시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했던 것은 현 상황에 대한 '평가(assessment)'가 아니라 앞으로 일에 대한 '예언(prediction)'에 가까운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으로 우리가 이기게 될 것이라는 '내 믿음(my belief)'을 나타낸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7일 1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콜린 파월이 "내전을 가라앉히기 위한 병력 증원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장비 부족과 반복된 파병으로 인해 이라크 내 미군은 "거의 망가진 상태(about broken)"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일정부분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군이) 망가졌다는 얘길 들은 적은 없지만 '스트레스가 많다(stressed)'는 얘기는 들어봤다"며 "현재 군대를 너무 오래 썼다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으니 이제는 군대를 재배치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실패' 인정하면서도 "전쟁은 계속한다"
  
  이처럼 신임 국방장관에 이어 대통령까지도 사실상 이라크 전쟁의 실패를 인정하고 나온 판국이 됐지만 이들이 내놓은 해법은 여전히 철군이 아니라 대대적인 병력 증강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은 장기적인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지상군 병력을 증강시킬 계획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게이츠 장관에게도 지상군 증강 방안을 마련해 보고토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육군과 해병대의 미군 병력을 증강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믿고 싶다. 그래서 게이츠 장관에게 이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게이츠 장관이 펜타곤의 간부들과 지상군 증강안에 관해 상당 시간 협의한 뒤 구체적인 건의를 나에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에 '낙제점'을 내렸던 지난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끝내라는 주문이라기 보다는 이라크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새 통로를 찾으라는 요구로 받아들인다"며 전쟁을 계속해 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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