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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동의 안정이 아닌 혼란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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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동의 안정이 아닌 혼란을 원한다"

[전망] 올해 중동 곳곳에서 내전 격화된다

이해관계자들이 어렵게 합의한 중동평화방안은 결과적으로 늘 세계인들의 기대를 배신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방안들은 합의에 이르는 과정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녔다고 지적한다.

이런 과거사를 살펴보면 올해도 중동에는 평화를 가져오는 획기적인 전기는 도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올해는 중동 곳곳에서 평화는커녕 내전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중동 여러 나라에서 사회질서가 붕괴된 것은 미국이나 이스라엘 때문이며, 중동에서 계속되는 혼란은 서구의 개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서구가 이 지역에 개입하면서 폭력과 분열을 조장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깔려 있다.

이라크에 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논의에 참여했던 영국의 외교관 출신으로 '인디펜던트 디플로맷'이라는 외교정보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카니 로스는 최근 영국 외교부가 '기밀누설죄'로 기소할 것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영국과 미국 관료들은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그를 제거하면 혼란이 초래될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이미 2004년 이라크 침공이 부실한 정보에 기초한 것이라는 의혹을 조사하는 영국의 '버틀러 위원회'에서 증언한 바 있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이라크를 '어리석게' 침공함으로써 더 큰 혼란만 초래됐다는 진보 진영의 비판은 번지수가 틀린 공격이 돼버린다.

그렇다면 미국은 중동이 혼란에 빠지면 석유 공급과 이스라엘의 안보 등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위협 받을 것이 분명한데도, 왜 중동이 내전에 휩싸이도록 몰고 갔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후세인 처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미국의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 로이터=뉴시스

중동에 대한 미국의 정책기조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중동 각 국에 독재정권을 세우거나 지원하고 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왜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바뀌었는가.

그 해답은 네오콘(미국의 신보수주의)의 등장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있는 뉴스 웹사이트 <Y넷>은 최근 네오콘들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네오콘 중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는 유대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네오콘은 중동에서 미국의 행동대장 역할을 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국가적 이해관계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고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수십년 동안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처럼 가장 약한 중동의 이웃국가들로부터 영토를 더 많이 획득하는 정책목표를 추구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정책에 맞선다는 이유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아랍 민족주의를 내세운 바트당파들을 매우 혐오해 왔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난 수십년 동안 만만치 않은 저항을 하며 버티자 이스라엘은 '조직적인 혼란 유도' 또는 '분열전술'이라고 할 만한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 냈다.

"이스라엘, 하마스와 파타 대립유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전문 저널리스트로 저명한 조나단 쿡은 최근 <카운터펀치>에 기고한 글에서 이러한 분열전략은 초기에는 이스라엘의 지원을 얻으려는 지역 지도자들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나, 나중에는 하마스처럼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이 형성되도록 유도해 아라파트가 이끄는 파타와 대립하는 세력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점령하는 동안 강력한 무장단체 하마스가 더 큰 힘을 발휘하도록 내버려 두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스라엘의 대립을 유도했다는 것.

그의 분석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에서 보여지듯 이러한 내부 투쟁이 일어나면 정작 진정한 적에 대항할 그 사회의 에너지와 능력을 고갈시킨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전략 개념이 네오콘에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네오콘은 이러한 전략을 다른 중동국가들에게도 적용하길 원했다. 그들은 부시 행정부에서 이라크와 레바논, 그리고 이란과 시리아에 이르기까지 중동문제의 해법으로 이러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여름 레바논을 공격한 목표도 내전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얘기다. 이 전쟁은 레바논인들이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함께 단결해 대항함으로써 실패해 '분열 전술'이 꼭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재앙으로 보고 있는, 혼란과 반목에 빠진 중동사태가 이스라엘과 네오콘들에게는 매우 바람직한 상황인 것은 여전하다.

조나단 쿡은 "이스라엘 식 분열 전략은 무모한 전략 같지만 그들은 비이성적이고 자기파괴적인 방식에 빠지기 쉽다"면서 "이스라엘은 신이 약속한 땅에 유대의 나라를 건설할 권리가 있다는 시오니즘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네오콘들에게 합리적인 행동을 기대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더욱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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