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1일 '죽어서도 이라크를 분열시키는 후세인'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사담 후세인이 죽었어도 그가 남긴 영향은 이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후세인이 처형됐다는 소식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반응은 여러 갈래로 나뉘고 있다.
후세인에게 오랫동안 탄압을 받아온 시아파 주민들에게는 후세인의 처형 소식이 강렬한 해방감을 가져다주었다. 이라크 국가안보보좌관 모와파크 알-루바이에는 "이라크 역사의 한 장이 끝났다"면서 "이제 그 역사를 털어버리고 우리끼리 살아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수니파 주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년 간 시아파가 장악한 정부 보안군에 의해 탄압을 받아 온 터라 그들은 현 정부가 자기들을 시파아와 같은 주민으로 대우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만수르의 한 수니파 마을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유스라 압둘 아지즈는 "나는 그들의 세계에 속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이라크가 아니라 그들만의 세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니파 주민들은 후세인 사후의 새로운 이라크에서 오히려 더 심한 탄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수니파 주민들은 "밤이면 수니파 주민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구멍 뚫린 시체들이 쓰레기더미 속에서 발견되는가 하면, 정부군이 살인부대처럼 밤에 돌아다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라크인들 중에는 후세인이 처형된 소식에 새삼스럽게 의미를 부여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무카람이라는 이름의 한 주민은 "솔직히 후세인이 처형됐다는 소식에 아무런 소회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그는 많은 사람들을 처형했는데 이제 그의 차례가 됐을 뿐이며, 나로서는 그가 체포됐을 때 이미 죽은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전혀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폭력이 그 자체의 동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니파 강경파들은 후세인 처형이 이슬람 최대 명절인 희생제가 시작되는 날에 거행된 것은 '이슬람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투쟁의지를 더욱 불사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후세인 처형이 거행된 지난달 30일 수니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일련의 테러사건들이 발생했다. 바그다드 남부의 시아파 도시 쿠파에서는 어물시장에서 폭탄이 터져 34명이 사망했으며, 바그다드의 후리야 지역에서도 연쇄 차량폭발로 36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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