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결정은 팔레스타인의 로켓 공격으로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에 사는 10대 소년 두 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 뒤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거점에 대해서만 공격할 것"
이스라엘 측은 휴전 합의를 깨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거점에 대해서만 공격하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에후트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인내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측에 따르면 휴전 합의 이후 한 달 사이에 팔레스타인으로부터 60발 이상의 로켓 공격이 있었다는 것.
팔레스타인 집권정파 하마스 대변인 가지 하마드는 이스라엘의 결정에 대해 "우리 주민들에게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며 비난하면서도 "아직 휴전 합의는 살아 있다고 믿고 있으며, 양측이 휴전합의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드의 발언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또 다른 무장단체인 이슬람 지하드를 겨냥한 것이다. 휴전 합의 이후 로켓 공격은 대부분 이슬람 지하드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슬람 지하드는 이스라엘의 보복 위협 발표 직후 또 다시 로켓을 발사했다. 이슬람 지하드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을 무너뜨리고 이슬람 신정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슬람 지하드 관계자는 로켓공격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휴전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무차별 체포를 자행하고 있어 보복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이스라엘과 싸움으로써 12월에만 17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팔레스타인 정파 간 분쟁 이후 팔레스타인의 내부 단결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AP> 통신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결정으로 휴전 합의가 위태로워졌을 뿐 아니라,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힘을 실어주려는 노력이 상쇄될 것으로 우려했다.
무마드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이 가능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총선과 수반 선거를 다시 실시하자고 촉구해 왔으며,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3일 아바스 수반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지급을 동결해 온 팔레스타인 세수 5억 달러 중 1억 달러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 1월 하마스가 총선에서 승리하며 집권당이 된 이후 구여권 파타 소속의 아바스 수반을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이스라엘이 아바스 수반을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굵직한 선물까지 준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스라엘, 서안지구에 다시 정착촌 건설 승인
이스라엘의 이율배반적인 조치는 보복공격 결정뿐이 아니다. 26일 이스라엘 국방부는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10년 만에 다시 건설하기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가자 지구에서 퇴거당한 일부 정착촌 거주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정착촌을 마련하겠다고 한 샤울 모파즈 전 국방장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30채의 정착촌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중동평화협상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조치다. 이스라엘의 행위에 대해서는 침묵 또는 동조로 일관해 온 미국조차 이번에는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 골잘로 갈레고스 대변인은 27일 "이스라엘의 새로운 정착촌 건설 계획은 중동평화 로드맵에 위배된다"면서 "이스라엘은 평화로드맵의 의무를 준수하고, 앞으로 이뤄질 협상에서 나올 결과에 한계를 초래하는 조치들을 취하지 말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EU), 러시아 등 이른바 중동 4대 당사자는 지난 2003년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을 골자로 하는 중동평화로드맵을 마련했으며 이스라엘도 이에 동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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