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도 이제 등투(등록금 인상 저지 투쟁) 사각지대가 아니다."
학생 저지로 등록금 인상률 정하는 이사회 무산
서울대는 29일 열릴 예정이던 등록금 인상률 결정을 위한 기성회 이사회가 학생들의 반대 시위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사회 정원 24명 가운데 이장무 총장과 김신복 부총장을 비롯한 이사 9명이 참석하여 의사 정족수인 12명을 채우지 못 했던 것.
서울대 측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하려던 이사 3명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로 불참했다고 밝혔다. 학생 60여 명이 이사들을 이사회가 열리는 장소에 들어오지 못 하도록 막았다는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성회 이사의 진입을 봉쇄한 것은 비이성적인 행동"이라며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일인 다음달 3일까지 이사회 개회를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30일까지 등록금 인상률을 고지해야 하는 치의학대학원과 경영전문대학원에만 등록금 인상률 가책정안을 통보했다.
"지난 6년 동안 등록금이 68% 올랐다"
지난 24일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등록금은 평균 496만 원으로 전국 국공립 대학 중 가장 높았다. 게다가 지난 22일 학장회의에서 서울대 역사 상 처음으로 신입생 등록금을 두자릿수 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회의에서 서울대는 신입생 등록금을 12.7% 인상하기로 했으며 재학생은 5.4% 올리기로 정했다.
이런 결정이 알려지자 학교 안팎에서는 등록금 부담을 신입생에게 전가시킨다는 비난이 일었다. 재학생들의 반발도 뒤따랐다. 학생 대표인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학장회의 직후, "지난 6년 동안 등록금이 68% 올랐다"며 등록금 동결투쟁을 선언했다.
29일 이사회 무산을 낳은 시위는 이 투쟁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황덕일 사회대 학생회장은 "학교 측이 뚜렷한 기준 없이 뽑은 기성회 이사들이 등록금 인상률 결정권을 갖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이사회 무산 투쟁을 계속 벌이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올해에도 등록금의 대폭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사립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한 편이었던 서울대에서 시작된 등록금 투쟁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