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대학에서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희대가 학생들의 요구를 전격 수용해 등록금 인상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경희대는 최근 김병묵 총장이 주재한 가운데 교무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협의과정에서 절차상 잘못이 있었다는 학생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등록금 인상 여부와 인상폭 등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고지는 물론 납부까지 사실상 끝난 등록금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은 대학가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이번 경희대의 결정이 등록금 문제로 학내 진통을 겪고 있는 다른 대학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는 등록금 재논의 결정에 따라 11일 등록금책정특별위원회를 다시 열어 등록금 인상 문제를 협의했으며, 몇 차례 더 논의한 뒤 등록금 인상폭을 확정할 계획이다.
등록금 인상률이 6.8%보다 낮은 수준에서 다시 결정되면 학생들은 차액을 돌려받게 된다.
경희대는 지난 1월 학교측 대표 4명과 학생대표 4명으로 짜여진 등록금책정특별위에서 등록금을 6.8% 올리기로 했지만 당시 학생대표 2명이 빠진 상태에서 등록금 인상폭이 결정돼 학생들이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며 반발해 왔다.
당시 학생대표 중 총학생회 간부 2명은 결정과정에 참여했지만 단과대 학생회 간부 2명은 참석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고지는 물론 납부도 거의 끝난 등록금 문제를 재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일부 교무위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등록금 결정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만큼 재논의 방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총학생회와 협의를 거쳐 등록금을 책정했지만 결정과정에서 절차상 잘못이 인정돼 학생들의 재논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전체 학교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통해 등록금 인상폭을 다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희대 단과대 학생회와 학부ㆍ학과 학생회장단은 등록금 인상폭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재논의 여부를 묻는 총투표를 실시해 93%의 찬성률로 재논의 요구안을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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