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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인상 반대운동, '노-학 연대'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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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인상 반대운동, '노-학 연대'로 발전

민주노총-대학생교육대책위 공동 기자회견

"저소득층 자녀는 대학생이 될 수 없고 정규직도 될 수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

주요 사립대학 학생들이 대학 당국의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가 대학생들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해 주목된다. 등록금 인상에 따른 피해가 저소득층 노동자 가정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이유에서다.

***"평범한 노동자 가정에서 1000만 원 등록금을 어떻게 감당하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40여 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는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사립대학들의 등록금 인상과 현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공동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년 간 전국 사립대학의 평균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 인상은 노동자의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 이화여대 의과대학 일년 등록금은 990만 원, 상대적으로 등록금 수준이 낮은 인문사회계열의 등록금도 652만 원에 달한다. 고려대의 의과대학은 982만 원, 인문사회계열은 626만 원이다.

국공립대도 사립대 수준의 등록금 인상을 시도했다. 올해 부산대는 지난해 대비 30% 인상률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가 학생들의 극심한 반발을 초래했다. 국립대인 한국해양대 역시 53.4%에 달하는 등록금 인상률을 내놨었다.

이들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내보이며 "등록금에 책값과 생활비 등을 더하면 대학교육을 위한 비용은 우리 노동자 임금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220만 원, 비정규직 노동자는 112만 원이다. 즉 이 정도의 수입을 받는 노동자의 가정이 일년에 등록금을 포함해 1000만 원 이상의 대학교육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공부와 아르바이트 병행하는 대학생활 일상화됐다"**

이들은 또한 대학생들이 학자금 마련을 위해 빚을 지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졸업 이후에도 등록금 때문에 진 빚을 갚느라 허덕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 대학생들은 빚으로 교육을 받고 있으며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생활이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학자금 대출 분석자료를 보면, 이들의 주장이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학기에 25만6226명이 8331억 원의 학자금을 대출받았는데, 이는 지난해 2학기의 18만2000명보다 40%나 증가한 수치이고, 교육부의 학자금 대출 제도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 1학기의 11만2000여 명에 비해서는 128%나 증가한 수치다.

민주노총과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는 "대학교육을 마치고 난 뒤에도 2~3년 동안은 등록금으로 진 빚을 갚아야 한다"며 "하지만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청년실업이 심각해 취업이 힘들고, 취업을 하더라도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야 하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 기조에 비난 집중**

한편 이들은 등록금 인상의 근본원인이 정부의 교육정책 때문이라며, 비판의 화살을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에 돌렸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기조는 교육이 국민의 기본권이 아니라 수요자의 선택권이라는 시장논리에 기반하고 있다"며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교육의 기회와 비용을 개인의 영역으로 이동시키고 교육의 책임도 학교와 교사에 전가시켜 학교 간, 교사 간 경쟁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고등교육 예산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0.4%에 불과한 3조6000억 원임을 지적하면서 "정부는 교육을 시장화하기 위한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대학 간에 경쟁을 시켜 경쟁에서 패배하는 대학은 문을 닫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대학들은 무리한 시설투자를 할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을 대학이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인 셈이다.

***"무상교육 쟁취 위해 '노학 연대투쟁' 전개"**

이들은 "현 정부가 한미 FTA 협상 체결로 교육을 개방하고 교육을 산업화하려는 계획을 파탄내고 무상교육을 쟁취하기 위해 노학 연대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관련된 각종 집회에 대학생 단체가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또한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대 투쟁은 비정규직 법안과 한미 FTA 협상 반대 투쟁과 연계되면서 광범위한 노학 연대투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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