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 대학 등록금 책정에 사실상 개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일부 사립대학 등록금이 1000만 원을 넘어서면서 학생들의 강한 반발을 산 데 이어 올해 대부분 대학들이 등록금을 대폭 인상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사립대학 적립금 쌓기 경쟁, 지나치다
교육부는 24일 전국 대학에 공문을 보내 등록금 인상폭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공문은 국ㆍ공립대학뿐 아니라 사립대학에도 전달됐다.
이날 공문에서 교육부가 요구한 것은 5가지다. 등록금 인상 최소화, 학교 구성원의 협조를 통한 등록금 책정, 과도한 적립금 조성 금지, 재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 학생회비 통합고지 금지 등이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 최소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학의 경영혁신, 적극적인 재원확보 등을 주문했다. 학생들에게 손을 벌리는 쉬운 방법 대신 대학 측의 자구책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적립금 조성 금지'를 요구한 것도 주목된다. 지난해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면서 대학구조조정을 앞둔 사립대학들이 '적립금 쌓아두기'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었다. 대학들이 필요 이상의 등록금을 거둔 뒤, 남은 금액을 적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립대학의 적립금 규모는 총 5조3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등록금 총액은 약 11조 원이니까, 현재의 적립금만 잘 사용해도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시내 유명 사립대학들의 적립금 규모는 엄청나다. 이화여대의 경우 적립금 규모가 5400억 원이 넘고 홍익대가 3300억 원, 연세대가 1890억 원 등이다. 캠퍼스 이전 등 학교장기발전계획에 대비해 적립금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 대학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등록금 부담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이런 설명을 어느 정도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포천중문의대 한해 등록금 1055만2000원…국ㆍ공립대도 만만치 않아
이어 교육부는 2006년 서울 지역 사립대 등록금 현황(연간 기준)을 공개했다. 전국에서 가장 등록금이 높은 대학은 포천중문의과대 의학계열로 한 해 등록금이 1055만2000원에 달했다. 대체로 여자대학의 등록금이 높았다. 이화여대 인문사회계열은 652만800원, 자연계열은 804만5000원, 예체능 계열은 899만500원, 의학 계열 990만 원 등으로 알려졌다.
국ㆍ공립 4년제 대학 중 연간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은 서울대로 전체 평균 496만 원이었다. 반면 한국교원대학은 서울대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국ㆍ공립 대학 간 등록금 격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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