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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다, 잘 뽑자
[문학의 현장] 말기암 환자의 커뮤니케이션
말기암 환자의 커뮤니케이션 뇌 사진을 보여주며 의사가 말했다 메인 종양이 너무 커서 저기 좌뇌 쪽으로 휘어져 밀린 거 보이시죠? 간뇌가 하현달처럼 길게 휘어져 있었다 게다가 이미 우뇌 전체로 번져서 번진 것만 2기는 될 거 같네요 일단은 다 긁어내야 해요 한데 저걸 다 긁어내면 아주 잘못 될 수 있으니 좌표 찍어놓고 환자를 각성 상태에서 수술해야 합니다
김점용 시인
2017.05.08 09:41:52
광화문 광장에서 봄을 보다
[문학의 현장] 상처를 이겨낸 봄이기에 더 아름다운 것
광화문 광장에서 봄을 보다 겨울이 가고 봄은 망설임 없이우리들 곁으로 왔다 광화문 광장에 작은 촛불 하나하나가얼었던 발가락에서 시리던 손가락까지내 몸뚱이에서 반짝이며 꽃으로 피어나는 순간더 이상 겨울은 버틸 수 없었다. 언제 떠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지만어미 등에 업힌 간난아이부터할배 손을 꼬-옥 잡은 할매까지꼼지락꼼지락 움직여우리들 머리위에서 군림하는
공정배 시인
2017.05.04 09:58:34
모두가 불꽃이었다 아름다운 용기였다
[문학의 현장] 애기동백 산다화
애기동백 산다화 한파가 몰려왔다 첫눈까지 내렸다적폐가 난무했다 어둠이 판을 쳤다뻔뻔한 혓바닥은 눈물까지 훔쳤다촛불이 분노했다 온 나라가 들썩였다횃불처럼 일어서고 들불처럼 타올랐다 아랫녘,저 아랫녘으로부터동지섣달 무동을 타고 발끈발끈 소리치는뜨거운 겨울 꽃 애기동백 산다화얼어붙은 법전을 까부수는 망치소리모두가 불꽃이었다 아름다운 용기였다위대한 혁명이었다 새로
김진수 시인
2017.04.26 15:51:53
다시 발걸음 옮겨 딛을 곳은 어디인가
[문학의 현장] 새들의 현장
새들의 현장 썰물이 남긴 웅덩이마다구름의 눈두덩이 붉다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상도 녹녹치만은 않은가보다 새들은 부리를 뻗쳐들고 서로 경계하듯 두리번거린다새가 발을 들어 올리면몇 식구의 삶을 붙였던 의자가 사라졌듯발자국에 검은 물이 들어차고 흙이 메워진다어디서든 현장에 부리를 깊이 묻는 것들은 날쌔고 맹렬하다갯벌을 집요하게 물고 새들은 고
최기순 시인
2017.04.19 12:03:03
밤의 대통령이던 언론은 죽었네
[문학의 현장] 매스미디어(mess media)의 終焉, 그리고.....
매스미디어(mess media)의 終焉, 그리고..... 밤의 대통령이던 언론은 죽었네독재의 침소에 들었다 나온 불륜의 자궁들은세상을 향해 죄의 씨들을 퍼트렸네 돈신과 물신을 숭배하는 숭악한것들인 줄 모르고 칼자루를 쥐어 준 어린 국민들한 때는, 개발이라는 머리띠를 두른 자본주의 표상 우쭐거리다국고의 담장을 쥐처럼 갉아대다가재벌에게 앵벌이 하다가 들통 날
김자현 시인
2017.04.13 09:59:47
나도 울고 오래전의 시간도 와서 운다
[문학의 현장] 블루 노트북에 눈물이 떨어지고...
평화 공원 그녀가 운다. 나도 울고 오래전의 시간도 와서 운다.사람은 얼마나 다른 얼굴을 할 수 있는 걸까?깊이를 알 수 없다.포성이 들리니 온갖 짐승들이 출현한다.자칼이 그녀의 뺨을 할퀴고단도가 그녀의 입에 들어오고독수리가 그녀의 가슴살을 뜯는다.배에는 개똥지빠귀가 둥지를 틀었다.한 생애는 운명이 나를 흘깃 보고 가고한 생애는 운명이 뺨을 후려치고 가고한
유경희 시인
2017.04.05 13:45:28
비폭력으로 일궈낸 승리, 그 다음은?
[문학의 현장] 합창
합창 한 사람이 광장에 나와 노래를 했다작고 가냘픈 목소리다바람이 거세게 목소리를 흔들었다지나가던 이웃이 발길을 멈추고한 사람의 옆자리에서 화음을 넣었다바람은 아주 조금 두 사람의 사이를 비껴갔다그리고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부와연인과 친구들이 한바탕축제의 광장을 열었고손에 환한 촛불 한 자루씩 들고 모여서로의 체온을 어루만지며목소리를 보탰다 가장 아름다운 노
조미희 시인
2017.03.29 10:40:40
우리라는 슬픔
[문학의 현장]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기를
우리라는 슬픔 거짓말의 길이에 대해서 생각한다차벽을 향해 걸어가면서 거짓말의 밑바닥은 몇 마리인지 세어본다차벽을 두고 돌아오면서 잊어버리면 픽 웃으며한 발자국에 한 마리씩다시 한 마리 꿈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우리라는 말이광장에 뿌려졌을 때이걸 선물이라 좋아해야 할지이걸 폭탄이라 두려워해야 할지 몰랐지만 우리는 꿈에도 사라진 희미하고뚜렷한 우리가 되어서차벽을
안주철 시인
2017.03.24 10:46:53
바람을 하늘에 매달다
[문학의 현장] 빛(光)이 된(化) 적 없는 광화문을 향하여
바람을 하늘에 매달다ㅡ2017년 2월 11일 노동자 행진을 위해 국회 앞에서 대나무 깃발 작업을 함께 하신 분들께경찰과 함께일은 길바닥에서 시작되었다비린내 가득한 저 밑바닥미천과 비루가 질펀하던 곳영하의 바람 부딪치는 아침에 시작되었다수직으로 나부끼던 대나무를수평으로 눕히며 바람에 묻는다봄은 어디쯤 오는가하얀 천을 펼치자거기 방향 없는 여백짐승의 털을 모아
김성장 시인
2017.03.15 10:57:11
언제쯤 희망을 노래할까, 휘슬블로어
[문학의 현장] 휘슬블로어 A
휘슬블로어 A 1.당신의 침묵은 고뇌모든 것을 감추는 비밀은비밀이어서 말이 없죠죽음에 관한 밑줄뒷산에서 당신이 눈을 뜨고 죽었죠낡은 수첩의 오래된기록은 유언같은 것 차마 말로 쓸 수 없는빅딜인가요눈 뜬 감시자 정부의 윽박을 견디고밤마다 불면을 마주하고토씨까지 뱉으라고 발설을 강요당한 당신밤마다 정의가 고뇌하였군요불빛을 등지고 울음을 삼켰군요, 당신 비밀을
이가을 시인
2017.03.08 14: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