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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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전설'을 향한 순례여정
김민웅의 세상읽기 <47>
이제 이 산만 넘으면 드디어 목적지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여기지만, 그 산에 가려 있던 또 다른 산이 우뚝 서있거나 아니면 예기치 않던 깊은 강이 시퍼렇게 흐르고 있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그걸 미리 다 알고 떠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미처 알지 못하고 그리로 발걸음을
김민웅 프레시안 기획위원
나르시스, 그리고 땀보프로 가는 소년
김민웅의 세상읽기 <46>
용모가 준수한 청년 나르시스는 산과 들을 거침없이 다니면서 청춘의 활기를 뿜어내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에게는 이 세상 모두가 다 자신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듯 여겨졌고 그가 마음먹고 원하는 것이면 모두 자신의 것이 된다는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세상은 온통 나
티나와 알레그레의 강물
김민웅의 세상읽기 <45>
다보스와 포르토 알레그레. 하나는 스위스에 있는 산속의 도시이고, 다른 하나는 브라질의 남부지역 항구도시입니다. 다보스는 휴양지이고, 포르토 알레그레는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도시의 거리와 환경의 차이는 다만 지리적 의미로만 그치지
선녀와 나무꾼, 그리고 결별의 정치
김민웅의 세상읽기 <44>
노총각 나무꾼의 처지가 안타깝기는 해도 천상의 선녀를 자기 곁에 붙들어 두는 방식은 아무래도 고약했다는 비난을 면키가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여인네들이 목욕하는 모습을 몰래 훔쳐본 것도 그렇거니와, 옷가지마저 숨겨버렸으니 마음을 얻기보다는 별 수 없이 주저앉
몽정기(夢精期) 3
김민웅의 세상읽기 <43>
청소년기는 무엇보다도 질적으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육체적 성숙과 이성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이 두드러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성인이 될 수 있는 생명의 기운이 거침없이 뿜어 나오는 때인 것입니다. 잠자고 있던 화산이 폭발하는 격이라고 할 수도
석양(夕陽), 그리고 태양의 궤도 그 끝
김민웅의 세상읽기 <42>
해질녘 산자락에 걸린 노을은 도시의 분주함에 익숙한 이들에게 마치 “자기로의 귀환”을 일깨우는 징조처럼 다가옵니다. 속도의 성급한 재촉과 성과를 향한 경쟁적 의무로 내몰린 자신을 다시 찾아오는 시간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행복을 누리라는 권고가 담긴 듯한 것입니
지킬 박사와 하이드, 그리고 해적의 지도
김민웅의 세상읽기 <41>
어떤 늙은 해적이 보물이 숨겨진 지도를 남기고 죽게 됩니다. 그 지도를 우연히 손에 넣은 소년과 그의 친구들은 길을 떠나고, 이를 알게 된 다른 해적의 무리들이 뒤쫓아 와 서로 간에 추격과 도망, 그리고 격전이 벌어집니다. 그러기를 거듭하다가 결국 소년은 보물섬을 찾
모모타로(桃太郞)와 한일협정
김민웅의 세상읽기 <40>
“모모타로(桃太郞) 이야기”는 일본의 유명한 동화입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강에서 빨래를 하다가 커다란 복숭아가 떠내려 오자 그걸 건져 집에 가져갑니다. 산에 나무하러 간 할아버지가 집에 돌아온 후, 두 노부부는 함께 먹으려고 복숭아에 칼을 대려는 순간, 쩍하고 갈
겨울도시의 기다림
김민웅의 세상읽기 <39>
겨울과 마주한 도시는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냉기(冷氣)를 이겨내는가 봅니다. 한파(寒波)가 몰아치는 저녁, 도시는 사람의 물결을 쏟아냅니다. 그럴 때면 거리는 갑자기 거대한 바다로 변모하는 듯한 착각을 줍니다.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퍼득거리는 물고기들이 저마
여명(黎明)을 기다리는 눈동자에는....
김민웅의 세상읽기 <38>
여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치와 하림의 사랑과 갈등. 그러나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이들의 삶은 일제하의 민족적 수난을 넘어 분단의 경계선에서 벌어진 내전의 폭풍과 함께 사라지고 맙니다. 여옥은 대치와 하림이라는 두 사나이 사이에서 고뇌하며 사랑의 완성을 향해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