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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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징의 논리"와 사형제도 논란
김민웅의 세상읽기 <57>
<작은 것들의 신(God of the small things)>이라는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는 문학에서 사회변혁의 자리로 자신의 중심을 옮긴 인도 여성입니다. 현실은 인간에게 치열하게 상처를 입히고 그 삶을 파괴하고 있는데, 문학만으로 세상
김민웅 프레시안 기획위원
니룻배와 행인, 그리고 시간의 얼굴
김민웅의 세상읽기 <56>
겨울이 서서히 봄에게 자리를 내줄 채비를 차리는 것 같습니다. 칼바람처럼 몰아쳤던 삭풍(朔風)도 무디어지고 기세등등했던 혹한의 기운도 물러서는 듯합니다. 시간의 흐름이란 이렇게 어김없는 발자국을 남기고 다음의 고개를 넘어 가는 뒷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내나 봅니다
인어공주와 빼앗길 수 없는 목소리
김민웅의 세상읽기 <55>
바다 속 궁전에는 다섯 명의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열다섯 살이 되면 그 때부터는 바다 위로 몸을 드러내고 지상의 세계를 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는데, 그건 이들 바다 소녀들에게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이었습니다. 이들은 지나가는 배를 보기도 하고 육지의
아더 밀러, <시련의 도가니> 그리고 중세의 족쇄
김민웅의 세상읽기 <54>
1692년 초,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동네 살렘(Salem)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소녀들 몇이 집단적으로 앓기 시작하더니 환상과 발작의 증세를 보였습니다. 극도로 완고한 청교도적 원칙에 사로잡혀 있던 살렘에서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자 마을 사람들과 종교 지도자들
<지하철 1호선>과 "고단했던 하루의 끝"
김민웅의 세상읽기 <53>
독일 68세대의 맹장 가운데 하나였던 “폴커 루드비히(Volker Ludwig)”의 원작을 김민기가 번안, 연출해서 10년이 넘게 대학로 “학전”에서 공연해오고 있는 <지하철 1호선>. “락 뮤지칼(Rock Musical)”이라고 붙여진 이 작품은 지난 세월의 변화만큼 그 내용과 형식도
산티아고의 사랑과 운명의 순례
김민웅의 세상읽기 <52>
파올로 코엘로의 “Alchemist(연금술사)”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산맥의 유랑자였던 목동 산티아고의 정신적 순례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애초에 이국(異國)의 영토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나서는 길로 시작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내면에 자기도 모르게 은닉되어 있던 최
그 때 그 사람, 그리고 흐르는 강
김민웅의 세상읽기 <51>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한 고대 희랍 철학자의 말은 시간의 유전(流轉)과 함께 만물의 변화를 일깨우는 성찰입니다. 강은 그 강 그대로이지만 그 강의 내면을 흐르는 사연들은 모두 다르고, 따라서 오늘의 강은 어제의 강과는 또한 다른 강이 되어 있다
니이체의 망치 그리고 민주노총
김민웅의 세상읽기 <50>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새벽 쓰린 가슴 위로/차가운 소주를 붓는다/아/이러다간 오래 못 가지/이러다간 오래 못 가지” 시는 그렇게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맺어집니다. “어쩔 수 없는 이 절망의 벽을/기어코 깨뜨려 솟구칠/거치른 땀방울, 피눈물 속에/
벌거벗은 임금님의 착각
김민웅의 세상읽기 <49>
어떤 나라에 다소 허황되고 속이 차지 못한 임금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늘 자신이 남들에게 멋있고 훌륭하게 떠받들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임금님 주변에는 거의 언제나 아첨을 일삼는 자들만이 잔뜩 모여들었습니다. 처음 한 명이 비위를 맞출 때에는 그게
말아톤, 그리고 자폐권력
김민웅의 세상읽기 <48>
손을 놓아버리는 것은 대체로 포기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손을 놓는 것이 곧 새로운 출발을 위한 축복일 수도 있습니다. 앞의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경우 더 이상 버티면서 잡고 있을 수 없다고 여기고 선택하는 절망적인 몸짓입니다. 그러나 뒤의 것은, 집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