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우리 국토의 태반 이상을 빼앗기고 대구 부산 마산 지역을 포함해 최남단 일부만 남아 있던 1950년 8월 28일.
당시 부산의 6년제 중학교 상급학년생, 즉 현재의 고교생 1661명이 육군헌병학교에 제7기 학병으로 지원 입대한다.
학생 신분으로 육군 헌병 '병'과 '부사관'이 된 '헌7학도병' 1661명은 같은 해 10월 4일 수료와 동시에 전후방 부대에 배속됐으나 전투 경험 부족으로 많은 학생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
헌7기생의 특수성은 부산이란 단일 지역 내 12개 중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단일 병과, 동일 기수의 학도병으로 동시에 참전한 전무후무한 사례다.
이런 배경으로 이들은 '헌7학병동지회'라는 이름으로 남다른 유대와 결속을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1년 6월 16일 전쟁에서 살아남은 회원들이 참전 50주년을 맞아 2세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전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자비로 부산 어린이대공원에 건립한 '헌7학병 1661명 6·25 참전기념비'에는 헌병학교 7기 수료자 전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이 기념비 앞에서는 헌7학도병의 영령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66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사이 17~19세 홍안의 소년들은 80대 중반 백발이 됐고 80% 이상이 타계했다.
이들을 기리기 위해 '6·25 헌7학병 추모길'이 생겼다.
부산진구는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내 수변공원 기념비 주변 수원지 제방 둑에서 숲 체험학습센터까지 총 944미터 구간을 '6·25 헌7학병 추모길'로 명명하고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이 명예도로는 도로명주소법과 시행령에 따라 2일부터 5년 동안 사용되며 도로명주소위원회의 재심의 절차 등을 거쳐 연장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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