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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15>
순애고모
연동에 있던 그 무렵 한밤에 공사판 근처의 포장마차에 갔던 적이 있다. 거기, 바로 거기서 오빠가 경찰에게 맞아죽은 충격으로 6ㆍ25때 좌익을 하다가 후퇴 때에 백아산에 입산했다는 아득한 소문만 떠돌던 순애고모가, 그래, 틀림없는 순애고모였다! 한 경찰관의 첩이 되어
김지하 시인
2002.07.30 09:04: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14>
봉제삼춘
거기고향 목포 연동(蓮洞)에서의 나날, 나의 내면의 나날은 피와 기침과 식은땀과 술과 갈증과 외로움, 그리고 간단없는 절망속의 악몽과도 같은 나날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바로 내가 태어난 연동 뻘바탕의 국토개발 도로공사 현장에서, 소위 ‘스테바’라는 이름의 삽질하
2002.07.27 09:17: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13>
김현
나야 조직이나 붕당을 애초부터 피해온 사람이지만, 분명 경향으로 따진다면 대체로 김현과는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만 김현이 내게 퍽 다정하게 대했다. 그리고 자기 입맛에 조금이라도 접근하는 작품이 있으면 뛸 듯이 기뻐하며 술을 사기도 했다.그러
2002.07.25 09:14: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12>
조동일(趙東一)
내가 보기에 조동일교수는 천재다. 그리고 보기 드문 학자중의 학자다. 그는 철학과 예술을 통해 현시하는 동북 아시아 특히 한국의 독특한 사상을 개념이나 감성 양쪽을 다놓치지않고 함께 통합, 함께 새 차원으로 드높이려는 의도에서 ‘문학사’를 선택한 사람이다. 문학
2002.07.23 09:08: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11>
윤노빈(尹老彬)
내게 여러 스승들이 있었다고 했다. 친구로서 내게 스승 노릇을 한 것은 사실에 있어 두 사람이다.그 한 사람이 지금 서울대학교에서 문학사를 가르치는 조동일 학형이다. 먼저 또 다른 한 사람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얘기한 뒤에라야 조형 얘기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2002.07.20 08:56: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10>
시화
시와 그림, 더 정확히 말해서 그림 안에 시 있고 시가 그림으로 전환하는 동양의 사군자 등 문인화는 내게 있어 하나의 숙명이다. 시도 그림도 그 원리적 근원과의 관련에서 글씨와 밀접하니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의 옛 이치는 그 자체로서
2002.07.18 09:29: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09>
스승
불교 최대·최고의 경전은 화엄경(華嚴經)이다. 화엄경은 공부하는 이야기다. 선재동자에게 있어 온갖 것, 온갖 사람이 모두 스승이다. 바로 이 사상은 내 젊을 적에 부닥친 여러 지혜 중 가장 놀라운 것으로 뒷날 감옥에서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 선생이 고도로 압축된
2002.07.16 09:08: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08>
술꾼들
내겐 술친구가 많다.그러나 '술친구'하면 꼭 생각나는 네 사람이 있다. 모두 나보다 10여살씩 위였으니 장 어른들이었다. 원주에서 놀고 있을 때였는데 나는 아침 후엔 반드시 '명'이란 다방에 나가 조간신문부터 찬찬히 샅샅이 틈틈이 갈피갈피까지 모조리
2002.07.13 09:27: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07>
거지
남들은 4년에 졸업하는 대학을 나는 7년 반이나 다녔다. 낙제를 한 것도 아니고 공부를 그만큼 열심히 한 것도 아니다. 단지 휴학을 자주 해서다.등록을 포기해서도 휴학한 일이 있지만, 나는 학점이 좋아서 등록금이 거의 면제되는데도 휴학한 적이 몇번 있다. 한번은 재입
2002.07.11 09:44: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06>
가난
내 앞에, 내 안에, 내 벗들에게 '가난'이 살고 있었다.5 월 쿠데타의 주체들 앞에, 그들 안에, 그들의 동맹자들에게 '가난'이 살고 있었다.'가난'은 그 시대 최대 최고의 숙제였다.나라도 어찌하지 못한다는 가난!가난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었다.우
2002.07.09 09: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