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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삼순아
김민웅의 세상읽기 <83>
얼굴은 고운데 이름은 삼순이라 맨날 놀림을 받고 있던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마침내 대학에 들어갔는데, 대학에서는 다들 성인이니 그리 놀리지는 않겠지 하고 기대를 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꿈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좌중은 폭소의 도
김민웅 프레시안 기획위원
2005.06.24 14:30:00
지하, 광장 그리고 방
김민웅의 세상읽기 <82>
시인 김지하의 본명은 김영일이라고 합니다. 그가 그의 필명을 지하라고 했을 때 그것은 땅 밑 지하(地下)의 뜻이었지만, 당시 언론인들이 그의 한자 이름을 풀의 이름 지와 강을 뜻하는 하를 뽑아 지하(芝河)라고 붙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시인의 이름으로서는 그것이 도
2005.06.18 10:28:00
간 큰 가족
김민웅의 세상읽기 <81>
영화 <굿바이 레닌(Goodbye, Lenin)>이 통일된 독일에서 동독 사회주의의 건재와 승리를 보고 싶어 하는 어머니를 위해, 현실을 조작해내는 아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그렸다면, 우리 영화 <간 큰 가족>은 통일된 한반도에 대한 환상을 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산가족의
2005.06.16 14:01:00
벽 속의 요정, 그리고 역사의 유폐
김민웅의 세상읽기 <80>
누군가 오랜 세월을 벽에 갇혀버린 채 자신의 말과 자신의 얼굴, 그리고 자신의 몸짓을 잊도록 강요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사는 존재는 아마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지도 모를 것입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벽 속에서 걸어 나오게 된다면, 그것
2005.06.15 09:16:00
비 내리는 날의 우체부
김민웅의 세상읽기 <79>
요사이처럼 전화와 이메일로 간단하게 교신하는 세상에서 다음과 같은 풍경을 보기란 어느 전설 속의 사라져가는 그림자를 밟는 것 같을지도 모릅니다. 동요를 지으셨던 윤석중 선생님의 동시입니다. 아니, 동시라기보다는 하나의 아련한 흑백사진을 보는 듯 합니다. 이런 내
2005.06.13 10:16:00
WMD와 뉴 스피크(New Speak)
김민웅의 세상읽기 <78>
MD는 미사일 방어망, Missile Defense의 약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W가 앞에 붙어 WMD가 되면 Weapons of Mass Destruction, 즉 대량살상무기의 약자로 바뀌게 됩니다. 가공할 핵무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인 미국이 자신이 적이라고 지목하고 있는 나라의 무기체제는 WMD
2005.06.10 09:54:00
스타워즈의 정치학
김민웅의 세상읽기 <77>
시민들의 민주적 결정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공화정이 전제군주의 출현으로 파괴되고, 제국이 되어가는 과정은 비단 고대 로마의 역사에서만 일어났던 일은 아닙니다. 영원한 권력을 추구하는 한 악마적 군주의 등장으로 은하계가 일대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고, 결국 공화정
2005.06.09 17:27:00
남극일기, 그리고 지구적 타격
김민웅의 세상읽기 <76>
유럽이 아시아로 가는 길은 지중해를 넘어 도달하는 길만이 있다고 여겼을 때, 아프리카의 남단을 돌아 유럽과 인도의 해로(海路)가 이어지는 사건은 일대 지구적 사건이었습니다. 1488년 포르투갈의 바루톨레메우 디아스가 귀항하는 과정에서 이곳을 발견하고 “희망봉”이
2005.05.31 17:27:00
성배(聖杯)를 찾는 사람들
김민웅의 세상읽기 <75>
1922년과 23년 사이에 발표된 T. S. 엘리옷트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는 1차대전을 겪은 이후의 서구 문명세계가 처한 극도의 정신적 방황과 그로 인한 절망적 현실을 서사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불모의 땅이 되어버린 것 같은 시대적 상황에 마주서서 시인은 생
2005.05.26 10:26:00
어둠의 심연, 그리고 커츠 대령
김민웅의 세상읽기 <74>
영국의 템즈강을 배 한 척이 가로질러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변호사, 사업가, 회계사 등 내로라는 명함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거들먹거리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대영제국의 영광을 빛내고 있는 세력에 속한 자들이었습니다. 이런 명사들 가운데 “말로우(Marlow)”라
2005.05.11 17: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