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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15>
게임의 규칙
그 이튿날 출근할 때 계단에서 위층에서 내려오고 있는 학 주임과 마주쳤다. 나는 그에게 인사를 할 생각으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나의 시선을 외면한 채 내려갔다. 그의 태도는 나로 하여금 일종의 정신적인 우월감마저 느끼게 했다. 결국 사람들은 마음속으로는 시비(
옌쩐(閻眞) 중국 작가
2003.08.21 08:47: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14>
보신주의(保身主義)
나는 일이 이런 식으로 마무리될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기숙사로 돌아올 때까지 머리 속에서 계속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고, 나를 보고 손가락질을 하는 수많은 얼굴들이 눈앞에 떠올랐다. 나는‘수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몸소 느낄 수 있
2003.08.20 08:43: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13>
말을 하게 해도 하늘은 안 무너진다
천 원 가량의 돈이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천 원의 돈이 없어서 어느 한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 사실에 매우 강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팔년 동안 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졸업 후 비록 의사가 되지는 않았지만, 생명을 소중히 여
2003.08.19 08:44: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12>
염량세태(炎凉世態)
***12. 염량세태(炎凉世態)**서 기사가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수술 후 나는 사과를 몇 근 사들고 병문안을 갔다. 저녁 무렵이었다. 병실에 들어섰을 때 그는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아주 의외라는 듯 말했다.“대위, 나를 보러 온 거야?”“나는 서 형
2003.08.18 08:52: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11>
맨발의 의사(赤脚醫生)
하루는 오전에 정문을 막 나서는데 누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동지, 동지!”정문 옆에 한 사람이 꿇어 앉아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 마흔 정도 되어 보이는, 칼로 살을 발라낸 듯 삐쩍 마른 얼굴을 한 사내였다. 옆구리에는 사기그릇 하나와 젓가
2003.08.16 09:11: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10>
꼬리 없는 개
이튿날 우리는 화원현(華源縣)으로 은(殷) 국장과 함께 갔다. 가는 차 안에서 마 청장이 화원현의 흡혈충(吸血虫) 관련 질병의 현황에 대해서 묻자 은 국장이 설명했다. “발병률은 요 몇 년 동안 4.12 퍼센트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더 낮추는 것은 무리입니다. 원
2003.08.15 09:57: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9>
꼬리치는 개
마 청장님이 나와 정소괴를 데리고 안남(安南) 지역으로 검사를 나가게 되었다. 그제야 안지학 선생님이 아무 말도 안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안남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일곱 시가 넘어 있었다. 차가 위생국에 도착해서 내가 말했다. “아무도 없는 건 아니겠지요?” 서(徐
2003.08.14 09:05: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8>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다
마 청장은 전 위생청 직원을 소집하여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그는 위생부의 정신을 역설하고, 전 성(省)의 약물관리 업무의 강화를 지시했다. 그는 하북(河北)과 호남(湖南) 지역의 가짜 약으로 인한 인명피해 사례 몇 건을 소개하더니 이마를 찌푸리고 말을 멈추었다. 족
2003.08.13 09:08: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7>
굴문금(屈文琴)
막서근 여사가 굴문금(屈文琴)이란 여자를 소개해 주었다. 성(省) 의과대학을 갓 졸업하고 시(市) 제2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자였다. 우리가 서로를 알게 된 과정은 공식대로였다.일요일 해질 무렵, 나는 은성(銀星) 극장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막 여사가
2003.08.12 09:32:00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6>
정소괴(丁小槐)
나는 천천히 환경에 익숙해져 갔고, 사람들도 몇몇 알게 되었다. 출근해서 별로 할 일이 없을 때는 종종 대각선 방향에 있는 감찰실(監察室)로 놀러가서 막서근(莫瑞芹) 여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유 주임은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막 여사에게
2003.08.11 09: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