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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86>
검은 텐트
중동학교에서 그 무렵 가장 뛰어난 공부벌레가 한 반의 김창규(金昌奎)였다. 속초친구로서 서울 친척집에 얹혀있었는데 공부를 잘하고 인간미도 있어서 친구가 많이 따랐다.나는 그의 집에도 자주 갔고 일요일엔 고궁에 함께 가 사진도 찍곤 했다. 시험 때엔 그의 집에 가 함
김지하 시인
2002.01.25 10:15: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85>
최선생님
아버지는 내가 문학에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 한때 물으셨다. 내가 일반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전제 밑에서 글쓰기를 하고 있는 점을 확인하시고는 안심을 하셨고, 한걸음 더 나가 내게 보다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권장하셨으며 아버지의 목포 옛 친구로서 그 무렵 조선일보
2002.01.24 10:14: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84>
선생님들
3년 동안 가르침을 받았던 여러 선생님들을 잊을 수 없다.고문(古文)의 김영배 선생님.나의 이름도 얼굴도 비슷하다고 애들이 ‘너희 형’ 어쩌구 했던 분인데 어느날 나를 교단으로 나오라고 해놓고 당시 유행이던 ‘실존주의’에 대해 말하라고 했다.뭘 말했는지 알 수 없
2002.01.23 10:12: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83>
박선생
1958년이었으니까 자유당 이승만 시대의 말기였다.고 3때였다.사회시간에 첫 번 들어선 자그마한 체구에 단단한 몸집, 흰 이마에 안경너머 날카로운 눈빛을 한 육군 대령제대의 박영호 선생님의 학생에 대한 영향은 아주 큰 것이었다.‘파루크라는 썩어빠진 놈이 왕으로 앉아
2002.01.22 10:39: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82>
빨치산
이 사건의 기억은 또 하나의 사건을 바로 잇달아 기억나게 한다.어느 날 학교로 한 아주머니가 찾아왔다. 날더러 대뜸 목포의 로선생을 아느냐고 묻는다. 안다고 했더니 그 분이 지금 중앙청 앞 중학동에 계시는데 날 보고 싶어 하니 지금 곧 가지는 것이었다.놀라운 일이었
2002.01.21 10:21: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81>
하숙집들
그 밖에도 몇 군데의 하숙집들이 떠오른다.서대문에 있을 때다.학교에서 돌아와 석양 무렵이 되면 저녁을 일찍 먹고 폭격에서 살아남은 옛 주택가의 오래된 골목을 천천히 거닐며 붉은 벽돌집에 기어오르는 푸른 덩굴나무의 기이한 빛깔을 보고 그 집들로부터 울려나오는 해
2002.01.18 10:26: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80>
공부
내가 공부를 제대로 하기 시작한 것은 2학년 때부터다.코피를 흘리며 잠을 쫓으려고 허벅지를 쥐어뜯는 세월이 얼마만큼 지나자 공부에도 길이 열리고 습관이 붙고 재미가 나기 시작했다.그러나 다른 과목은 다 놓은 성적이고 기하까지도 우수했으나 대수만큼은 겨우 빵점을
2002.01.17 10:13: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79>
문학의 밤
백일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나는 고3때까지 한 해에 한 차례씩, 세 번을 7대 사립고등학교 문학의 밤에 참가하여 시낭독을 했었다.세가지 장면이 떠오른다.하나는 덕수궁 근처의 폭격으로 무너진 한 건물터를 지나 내가 낙방한 배재 학교의 그 오래된 미국식 교실에서 행사
2002.01.16 10:07: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78>
백일장
내가 원주에서 돌아와 복학하고 이선생님을 만난지 얼마 안 된 가을에 서울시내 고등학생 백일장이 삼청공원에서 있었다.나는 김아무개라는 다른 친구 한사람과 함께 참가해서 시를 썼으나 입상도 못했고 시편 전체도 기억나질 않는다. 다만 기억나는 여기는 ‘무풍지대(無風
2002.01.15 10:18: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77>
삼청동
삼청동엔 그때 고검 검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외할머니의 동생 되시는 친척어른이 사셨다. 어머니의 간청으로 나는 그 집 사랑채에 묵으며 학교에 복학하였다. 하루에 꼭 서너 시간씩 잤을까?학교공부 외에도 늘 혼자서 공부만 했다.그것이 일단은 나의 정성이고 부모님께 대
2002.01.14 1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