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5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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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55>
오적(五賊)
사흘 동안이었다.'오적'을 얼마 동안에 집필(執筆)했느냐는 끝없는 질문에'사흘'이라고 대답하면 모두 놀라거나 거짓말로 의심한다.다시 말하지만 꼭 사흘이다. 이상한 것은 그 사흘 동안 어떤 영적 흥분이 나를 내내 사로잡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내가
김지하 시인
2002.10.11 08:56: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54>
나폴레옹 꼬냑
김영수의 '혈맥' 연출을 부탁받고 나는 소원했던 대로 전업적인 학생극 연출가의 첫 걸음을 떼었다. '혈맥'은 정통 리얼리즘 연극이다. 따라서 등·퇴장만이 아니라 연기자들의 연기는 물론이고 무대미술·효과·조명까지도 극도의 세심한 배려를 요구했다.
2002.10.10 08:54: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53>
등단(登壇)
나는 고등학교 때 문학을 시작했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시를 쓰고 졸업한 뒤에도 썼다. 늘 써왔지만 웬일인지 전업적(專業的)인 시인(詩人)이 되리라는 생각은 한번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되면 되고 안되면 안되고였다.그런데 학생시절에는 순전히 조동일 학형 때문에
2002.10.09 09:13: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52>
현실동인선언
오 윤·임세택·오경환·강명희.이 네사람으로 구성된 '현실동인'(現實同人)의 그 '선언'(宣言)은 사실 서구적 미학 개념으로서의 리얼리즘 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그리고 혹시는 멕시코 리얼리즘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무렵 젊은 우리에게는 하
2002.10.08 09:09: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51>
쓰레기 위에 詩를!
그 무렵 내가 자주 어울린 선배와 친구들은 김윤수(金潤洙) 형님과 염무웅(廉武雄) 형, 그리고 시인 이성부(李盛夫) 형과 오숙희(吳淑姬) 선배, 또 오선배의 그림 그리는 후배나 친구들이었다. 예술이나 민족통일, 특히 서구 근대주의와 우리의 처지 사이에 나타나는 여러 문
2002.10.07 09:15: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50>
마케팅
아버지의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더욱이 정밀한 회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혈압이 높아졌다. 나도 벌어야 했다. 나는 김정남(金正男) 형이 소개하는 마케팅회사에 '카피라이터'로 정남 형과 함께 취직했다. 사장은 '장만기'라는 젊은 사람이었다.마케팅에 관
2002.10.05 09:11: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49>
악어형
악어(鰐魚)형(兄) 한기호 선배의 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한 마리 크낙한 악어를 떠올리게 된다. 거기에 우스운 소리라도 들으면 큰소리로 홍소(洪笑)를 터뜨린 뒤 그 웃음이 슬며시 미소로 바뀌면서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한다. 영어에 'Crocodile teers(악어의 눈
2002.10.03 08:54: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48>
진달래 필 때까지
요양원에는 슬픈 유행어가 하나 있었다.'진달래 필 때까지'.장기적인 폐결핵 환자들은 대각혈로 질식해 죽는 것이 대다수다. 그런데 그 대각혈이 오는 것이 대개 진달래 피기 직전 무렵 하늬바람 불고 날씨 쌩고름한, 또 불두덩 아래는 후끈후끈한 그런 2월 하순 무
2002.10.02 08:54: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47>
스테이션 러브
병원에서 의사나 간호원이 집무하거나 주재하는 방을 일러 '스테이션'이라고 한다. 나는 2년 반에서 3년 사이의 그 길고 지루한 시간에 두 사람의 간호원과 연애 아닌 연애를 한 일이 있다. 그래서 '스테이션 러브'라는 말을 써봤다.그날의 담당 간호원이 그
2002.10.01 08:57:00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146>
김신조
그 날 역촌동 병원은 벌집 쑤신 듯했다.총검을 든 군인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 북으로부터 침투한 게릴라들을 이 잡듯 쥐 잡듯 소 잡듯 잡으러 다니는 난리를 떨었다.내가 입원해 있던 제일 높은 언덕의 제5병동까지 올라와 샅샅이 뒤지고 두리번거렸다. 총소리가 북한산과
2002.09.30 08:5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