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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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한윤수의 '오랑캐꽃']<503>
내가 배구선수 출신이다. 중학 2학년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그러나 보리밥 먹고 배 꺼진다는 부모의 성화를 받는데다 나보다 월등히 잘하는 애가 나타나 "안 되겠구나!" 생각하고 배구를 접었다. 허나 강 스파이크와 멋진 리시브에 대한 동경은 남아 있다. 작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점심
[한윤수의 '오랑캐꽃']<502>
점심 먹고 꼬박꼬박 졸고 있는데 밖에서 왁자 하는 소리가 들려 무슨 쌈 났나 하고 내다보니 태국남자 대여섯 명이 웅긋중긋 둘러선 가운데 우리 직원과 통역들까지 뒤섞여, 퍼더버리고 앉은 태국여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받고 채기로 떠들고 있다. 나는 밥은 빼먹어
살맛
[한윤수의 '오랑캐꽃']<501>
요즘은 살맛이 난다. 낯선 이들이 문자 보내고 이메일 띄우고 심지어 찾아오기까지 하니까. "외국인노동자센터 하시면 말 못할 어려움이 많으시죠?" 정이 뚝뚝 듣는 다정한 말이 뼈골에 스민다. 생전 서민들을 쳐다보지 않던 인재들이 갑자기 자세를 낮추어 시장 바
길은 멀다
[한윤수의 '오랑캐꽃']<500>
길은 멀다. 자유를 찾아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를 탈출하는 체코인의 수기(手記)다. 탈출계획을 세울 때 사냥 잘하는 사람, 담력이 센 사람, 지리에 능한 사람 등 전문가 위주로 팀을 짜다가 더 중요한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웃기는 사람'이다. 툰드
봄바람
[한윤수의 '오랑캐꽃']<499>
봄바람에 여우가 눈물 흘린다더니 바람이 몹시 차다. 그래도 이 바람을 뚫고 수원 노동부까지 씽씽 달릴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그러나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찬다라한테서 전화가 왔다. "목사님, 저 못 가요." "왜?" "사장님이 바쁘다고 가지 말래요." "안
국립호텔
[한윤수의 '오랑캐꽃']<498>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앗
[한윤수의 '오랑캐꽃']<497>
자루왓은 틀림없는 사람이다. 스위스 시계처럼 정확해서 오히려 비편할 정도다. 귀국하기 닷새 전에 나를 찾아왔다. "내 퇴직금(차액)이 얼마나 될까요?" 퇴직금은 마지막 월급이 나와 봐야 정확히 아니까 "글쎄. 삼성으로 259만 원 받았지?" "네." "그럼 87만 원
으악새
[한윤수의 '오랑캐꽃']<496>
나는 근로감독관들의 이름을 거의 다 외운다. 단 한번 만났을지라도! 왜? 고마운 사람들이니까. 내가 주로 하는 일은 '떼인 돈 받아주기'다. 근로감독관이 주로 하는 일도 '체불금 해소'다! 같은 일을 한다. 그러므로 호감을 가질 수밖
김밥
[한윤수의 '오랑캐꽃']<495>
태국인은 관공서에 갈 때 우루루 같이 간다. 그래야 겁이 안 나니까. 태국인 셋이 급히 동수원 로타리에 있는 <고용센터>에 가야 한다. 비행기가 곧 떠나니까. 그러나 아무도 못 가고 있다. 왜? 얘기가 좀 긴데 들어볼라는가? A는 퇴사일을 잘못 신고
개코
[한윤수의 '오랑캐꽃']<494>
공단 한 가운데 위치한 온천. 한증탕 문을 여는데, 뜻밖에도 인근 공장 사장 둘이 "어서 오세요." "일찍 오셨네." 하고 <입술을 움직여> 인사를 한다. 별 일이다. '외국인근로자 편드는 목사'라고 고개를 외로 꼬거나 소 닭 보듯 하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