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구선수 출신이다. 중학 2학년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그러나 보리밥 먹고 배 꺼진다는 부모의 성화를 받는데다 나보다 월등히 잘하는 애가 나타나 "안 되겠구나!" 생각하고 배구를 접었다. 허나 강 스파이크와 멋진 리시브에 대한 동경은 남아 있다.
작년에 화성시에서 집 근처에 실내체육관을 세우고 I은행 프로여자배구단이 그곳을 홈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화성시민들에게 무료 관람을 시켰다. 홈 관중이니까.
다만 난 I은행이 여기를 홈으로 쓴다는데 거부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여기가 외국인노동자들의 진짜 홈인데, *물게도 모르고, 예금하러 간 외국인을 불법체류자로 신고해 추방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고 배구는 배구니까 다 잊고 쉬는 날과 홈경기가 겹치는 날이면 구경을 다녔다. 한 번, 두 번, 세 번.
어제 주민등록증을 꽂고 4번 째 구경을 갔는데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 줄을 서있다. 뭐야? 돈 내고 구경하는 저 사람들은! 하며 어깨를 으쓱하고 들어가려는데 "표는요?" 하며 기도가 막는다. "화성시민인데?" 했더니 "언제적 얘기를 하세요?" 하며 금년부터 홈 관중도 4천 원씩 받고 있단다.
이왕 온 거 표를 살까 하다가 아서라, 돈 내고 볼 건 없지 하고 돌아섰다.
수많은 관중이 긴 통로를 따라 파도처럼 밀려오는데 돌아가는 인간은 하나뿐이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튄다.
*여기가 외국인노동자들의 진짜 홈 : 화성은 전국에서 외국인노동자가 최고로 많은 곳으로 그들에겐 여기가 안방이나 마찬가지다. 타 도시에 있다가 여기로 오면 안정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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