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1월 10일 0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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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길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6> 천왕봉~정령치(5.20~22)
나뭇잎을 들여다 보았다. 저마다 잎 둘레에 영롱한 물방울들이 달려 있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저렇게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내 모습,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도 비춰질 것 같았다. 맑고 투명했다. 나무는 지난 밤 흙으로부터 받아들인 물을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고 있었
최창남 작가
노고단으로 가는 길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5> 천왕봉~정령치(5.20~22)
산은 아직 어둠 속에 있었다. 잠들어 있는 듯 했다. 어슴푸레하게 보이는 능선 위로 별들이 총총하였다. 별들을 바라보았다. 첫새벽의 별자리가 아름다웠다. 별자리를 눈으로 따라갔다. 북극성,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정도만을 찾을 수 있을 뿐이었다. 전갈자리, 사자자리 등
백두대간에서의 첫 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4> 천왕봉~정령치(5.20~22)
산행 첫 날 (2) 백두산으로부터 흘러 내려 온 길이 눈앞에 있었다. 백두산까지 이어져 있는 길이 눈앞에 있었다. 어찌 보면 대견해 보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너무나 초라해 보이는 길이었다. 그저 여느 동네 산에 있는 길처럼 데면데면했고 키 작은 나무들은 바위들을 비
천왕봉, 그 문으로 들어가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3> 천왕봉~정령치(5.20~22)
눈을 떴다. 방 안은 아직 어두웠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니 지난 밤 내린 어둠이 아직 남아 있었다. 밤 내내 요란 하던 코고는 소리는 잦아들어 있었다. 어린 시절 마당을 가로질러 들려오던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처럼 아득하기만 했다. 시계를 보았다. 04시 25분이었다.
지리산으로 가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2>
지리산으로 들어가는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이 땅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으로 들어가는 날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한 것일까. 지난 밤 내리던 많은 비는 아침이 되자 말끔히 그쳐 있었다. 햇살은 따스하고 하늘은 맑았다. 설레는 마음 다잡으며 부지런히 짐을
연재를 시작하며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1>
지난 5월 20일 이후 나는 늘 산에 머물렀다. 일주일에 3일 혹은 4일의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세탁을 하는 등 다음 산행을 위한 준비로 분주할 때에도 내 몸은 산을 걷고 있었다. 며칠씩 계속 되는 산행에 견디지 못한 몸이 퉁퉁 부어올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
"오늘 백두대간으로 들어갑니다"
작가 최창남의 백두대간 종단기행 드디어 시작
2008년 5월 20일 이른 새벽 산으로 들어갑니다. 우리 모두가 몸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을 품어 있게 한 백두대간으로 들어갑니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진 이 땅의 등줄기이자 생명의 통로인 백두대간의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을 지나 때론 끊어질 듯 위태하고 때
흐르는 강물처럼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21ㆍ끝>
구름도 나무들도 풀들도 흐르고 있었고 길도 흐르고 있었다. 모두 흐르고 있었다. 나도 그들과 함께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흐르며 오래도록 흐르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보다 그리워졌다. 결코 그리워질 것 같지 않던 내 삶이 사무치도록 그리웠다.
깊은 숲 맑은 호수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20>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하)
우리는 Trail Ridge Road를 벗어나 Bear Lake Road로 접어들었다. 열린 차창으로 만년설을 이고 있는 로키 산의 서늘한 기운이 들어왔다. 깊은 숲과 호수들을 지나오며 서늘해진 바람들이었다. 바위와 흙과 작열하는 태양과 타버린 나무들만이 머물던 땅 아치스(Arches) 국립
호수 곁에서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9>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상)
아침은 눈부셨다. 하늘은 지난 저녁 보았던 Grand Lake처럼 투명하고 맑았다. 햇살은 눈부셨다. 열린 창으로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했다. 창밖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말소리들과 자동차 소리들이 들려왔다. 그 뒤로 Rocky Mountain National Park의 수려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