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1월 09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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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줄기는 괘방령에서 허리를 낮추고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16> 소사고개~괘방령/6.10~12
산행 열사흘 째. 목요일. 산행 준비를 마치고 마당으로 내려서니 아침 햇살이 온화했다. 동행들을 기다리며 마당을 둘러보았다. 가정집으로 지으려다가 백두대간을 타는 산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산장으로 지었다는 괘방령 산장의 마당은 온통 산으로 가득했다. 지나온
최창남 작가
우두령으로 내려서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15> 소사고개~괘방령/6.10~12
산행 열이틀 째. 수요일. 눈을 뜨니 새벽 3시 50분이었다. 4시 기상보다 10분 먼저 알람을 맞춰 놓았다. 동행들 보다 준비할 것이 많은 탓이다. 가볍게 몸을 푼 후 일회용 밴드를 발가락에 정성스럽게 감았다. 발톱이 시꺼멓게 죽어가고 있는 놈도 있었고 새빨갛게 부르터
부항령 가는 길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14> 소사고개~괘방령/6.10~12
산행 11일 째. 화요일 어둠이 내린 지는 오래 되었다. 무주로 들어서자 개구리 소리 요란했다. 정겨웠다. 마음이 한갓져졌다. 차분해졌다. 달리던 차가 멈추어 섰다. 지난 산행의 끝날 덕유삼봉산(1,264m)을 내려와 신세를 졌던 민박을 함께 하는 대덕산식당이었다. 늦
소사 마을을 떠나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13> 육십령~소사고개/6.3~5
산행 열째 날. 목요일.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번 주 내내 우중 산행이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렸다. 그제도 어제도 내렸고 오늘도 내리고 있었다. 모두들 산행 준비에 분주하였다. 안까지 젖어 버린 등산화에 말아 넣었던 신문지를 꺼낸 후 신어보기도 하고
산은 걸은 만큼 다가오고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12> 육십령~소사고개/6.3~5
산행 아홉째 날. 수요일 흐림 그러나 산중은 구름비 지난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밤이 깊어갈수록 세차게 내렸다. 빗줄기 사이로 소리들이 들려왔다. 주르륵 주르륵 비 내리는 소리도 들려왔고 '탁탁 타다닥' 창에 부딪히는 가벼운 소리도 들려왔다.
덕유산에 머물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11> 육십령~소사고개(6.3~5)
산행 여덟째 날. 화요일. 맑음. 육십령 휴게소의 민박집에서 잠든 밤은 산행을 위해 일어난 새벽녘이 돼서야 조금 따스해졌다. 심한 감기 때문이었을까. 추운 밤이었다. 코가 꽉 막혔다. 창밖은 아직 어스름했다. 행여 잠든 이들 깨울세라 조심스레 마당으로 나갔다.
육십령으로 가는 길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10> 정령치~육십령( 5.27~30)
산행 일곱째 날 아침 공기는 상쾌했고 하늘은 맑았다. 산행 둘 째 주 마지막 날이었다. 무령재에서 육십령까지 12km에 이르는 깃대봉 구간이었다. 다른 날에 비해 짧은 산행이었다. 촬영을 하며 여유 있게 산행을 하더라도 8시간 정도면 마칠 수 있는 거리였다. 집으로
회백색의 굴참나무 숲을 지나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9> 정령치~육십령/(5.27~30)
남겨 두고 온 대간 길로 들어서기 위해 다시 복성이재를 찾았다. 아침 6시 25분이었다. 복성이재라고 써 있는 이정표 곁으로 '중치 12.1km'라는 안내판이 달려 있었다. 치재, 꼬부랑재, 봉화산, 월경산, 중재를 지나고 백운산을 넘어 무령재까지 이르는 18km가 오늘
비 내리는 숲에서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8> 정령치~육십령/(5.27~30)
산행 다섯째 날 이른 새벽부터 내린 비가 숲을 적셨다. 대간 길 마루금마다 강물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었다. 비옷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정겨웠다. 어린 날 듣던 뒤뜰 장독대에 떨어지던 빗방울 소리를 닮아 있었다. '후두둑- 툭, 툭, 툭-' 숲은 그대로
60번 지방도로를 지나며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7> 정령치~육십령 / (5.27~30)
산행 넷째 날 우리는 가드레일 밖 낮은 비탈에 앉아 견인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동차 사고였다. 주행 중 타이어가 터졌다. 고속 주행 중이었다면 차가 전복될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낮은 비탈에는 여린 풀들이 곱게 피어 있었다. 토끼풀이라는 고운 이름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