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1월 09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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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봉에 서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 삽당령~닭목재
날씨 흐렸다. 이른 새벽 서울을 떠나 삽당령으로 가는 내내 하늘은 낮게 드리웠고 대기는 축축했다. 비 내릴 모양이었다. 삽당령에 도착하였을 때 하늘 저 편에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촬영 때문에 모두들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촬영 안하면 되지
최창남 작가
석병산에 올라 그리워하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45> 댓재~삽당령/9.17~19
산행 마흔 째. 금요일. 지난 이틀 동안의 산행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무릉도원과 비견할만한 아름다운 계곡인 무릉계(武陵溪)를 품고 있는 두타산과 청옥산의 마루금은 정작 무심(無心)했다. 볼만한 것도 없었고 내세울만한 것도 없었다. 두타와 청옥은 경북 문경의
백두대간은 허리가 잘리고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44> 댓재~삽당령/9.17~19
산행 서른 아흐레 째. 목요일. 산행 준비를 마치고 마당으로 나오니 남은 별 새벽하늘에 반짝이고 있었다. 이별을 아쉬워하는 듯했다. 마당 한 쪽에 코스모스 피어 한들거리고 뒤편에는 장작으로 쓰려고 잘라놓은 장작들이 널려 있었다. 빛바랜 천 조각처럼 어둠은 옅어지
무심(無心)의 아름다움을 만나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43> 댓재~삽당령/9.17~9.19
산행 서른 여드레 째. 수요일. 황장산(黃腸山, 975m)에서 흘러내린 백두대간은 댓재에 머물러 있었다. 우리는 댓재에서 백두대간과 반가운 해후를 했다. 추석을 보낸 산자락은 이미 가을이었다. 하늘 깊고 날씨 맑았다. 햇살 따갑고 바람 시원했다. 촉촉이 젖어있는 대기
댓재로 내려서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42> 화방재~댓재/9.9~9.11
산행 서른 이레 째. 목요일. 아침 햇살 눈부셨다. 하얀 개망초 푸른 풀 사이에 피어 아름다웠다.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달맞이 노란 꽃 애잔했다. 이제 꽃잎을 닫아 아름다운 모습을 감추겠지. 밤 내내 활짝 피어 달을 바라보는 달맞이꽃은 아침이 되면
세 개의 강 흐르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41> 화방재~댓재/9.9~9.11
산행 서른 엿새 째. 수요일. 산행 준비를 하고 나오자 길가에 민들레 홀씨 다소곳했다. 바람 기다린 밤이었건만 불어오지 않았다. 아직 어둠이 남아 있는 신새벽이었다. 민들레 제 몸 나누어 살아가라고 바람 불어오기를 기도했다. 해가 뜨자 하늘은 파랬다. 구름 한
산줄기 저 홀로 흐르고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40> 화방재~댓재/9.9~9.11
산행 서른 닷새 째. 화요일. 지난 5월 20일 시작한 산행이 9월이 되었는데도 끝나지 않고 있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었다. 백두대간 남한 구간 도상거리 약 690km, 실제거리 약 1,000km의 3분의 2를 걸어 왔다. 강원도 땅으로 들어왔다. 하루에 높고 낮은 산
태백산에서 하늘을 보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39> 마구령~화방재/9.2~9.4
산행 서른 나흘 째. 목요일. 산행 준비를 마치고 마당으로 나오자 어둠 속으로 별빛 쏟아졌다. 마음 설렜다. 새벽하늘 바라보았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저마다 빛을 발하며 영롱했다. 어린 시절에도 별은 저렇게 빛나고 있었다. 어린 날에는 별빛 바라볼 때
태백의 품으로 들어서다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38> 마구령~화방재/9.2~9.4
산행 서른 사흘 째. 수요일. 이른 아침 숲은 싱그럽고 대기는 서늘했다. 마음 맑아지는 듯했다. 싱그러운 숲의 기운에 둘러싸인 박달령은 이 고개에 뿌린 수많은 민초들의 이별과 눈물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늑했다. 옥돌봉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 곁에 아담한 돌계단이 층
선달산 지나며
[최창남의 '백두대간을 따라 걷다']<37> 마구령~화방재/9.2~9.4
산행 서른 하루 째. 화요일. 여러 날 만에 다시 찾아 온 마구령(馬駒嶺, 820m)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난 밤부터 내리던 비다. 새벽녘에 잠시 그치더니 아침이 되자 다시 내렸다. 제법 많은 비였다. 우의를 입었다. 산행을 시작했다. 갈곶산(966m)을 향했다. 갈곶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