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23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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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추정은 있으나 유죄추정은 없다
[김민웅의 인문정신]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은 헌법파괴
무죄추정의 원칙과 헌법정신 법으로 죄가 확정되기 위해서는 증거로 입증되어야 한다. 처벌은 그에 따른 국가권력의 집행이다. 심증과 자백이 처벌의 근거가 될 수 없는 까닭은 법이 근거 없는 판결과 처벌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입증되지 않은 혐의는 아직 무죄로 받아들여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며, 따라서 이 원칙에 반하는 판결은 그 어떤
김민웅 성공회대학교 교수
인간성을 잃어버린 권력을 어찌할 것인가?
[김민웅의 인문정신] 야당은 기소권, 수사권 확보 당론으로 정하라
“살충제”를 뿌리는 권력 인간성을 잃어버린 권력이 지배하는 곳에서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희생당한다. 그리고 그 사회의 영혼은 독성을 뿜게 된다. 희생자들을 비난하고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이 나라는 지금 “정치적 아우슈비츠”가 되고 있다. 권력에게 불리한 기억을 지닌 개인과 집단을 모두 따로 지목하고 줄 세워 소각(燒却)
방치된 죽음들, 되찾아야 할 희망
[김민웅 인문정신] 용산 참사, 쌍용차 해고자 자살 그리고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의혹 그리고 진상 세월호 참사 한 달째를 넘기면서 우리는 사건과 구조(救助)의 진상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무엇을 뜯어 고쳐야 하는지는, 진실이 무엇이었는가를 묻고 밝히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이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말
[김민웅의 인문정신] 그 자리에 계속 있어야 하는 이유, 자격, 그리고 권리에 대하여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장면 1 2014년 4월 중순을 넘어선 어느 날. 진도 앞바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국민이 비통한 심정에 빠져 있을 때, 대통령이 현장 방문을 했다. 이제나 저제나 구조소식에 애타하며 체육관에 있던 학부모들이 모여들었다. 대통령은 열심히 현재 진행되는 구조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는 중 어느 한 엄마가 단하에 무릎을 꿇고 눈
정치의 품격 : 사회적 망각과의 투쟁
[김민웅의 인문정신] 이인임 그리고 키케로의 품격
“힘없는 자의 용기만큼 공허한 것도 없지요. 세상을 바꾸려거든 힘부터 기르세요. 고작 당신정도가 떼를 쓴다고 바뀔 세상이었으면, 난세라고 부르지도 않았습니다.” 고려 말 이인임이 정도전에게 하는 말이다. 그는 또 이렇게 입을 연다. “전장에서는 적을 만나면 칼을 뽑아야하지만, 조정에서 적을 만나면 웃으세요. 정치하는 사람의 칼은 칼집이 아니라 웃음 속에 숨
별에서 온 도정일
[김민웅의 인문정신] 바보의 재능과 건달의 재능
프레시안 편집위원인 성공회대 김민웅 교수가 새로운 칼럼을 시작한다. 제목은 [김민웅의 인문정신]이다. 그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정치사회적 현실과 변화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넘어, 그 밑바닥에 깊숙이 존재하는 “인식”의 문제를 다루지 않고서는 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생각의 뿌리를 노출하고 그것을 해부해서 본질을 공개해나가는 노력이 쌓여갈 때,
미국이 판 무덤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갈 건가!
[프레시안 books] 앤드루 바세비치의 <워싱턴 룰>
미국, 재정적자 속의 낭비적 군사정책미국은 지금 심각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다. 수치로 말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도 낭비적인 군사비 지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시민 생활의 향상을 위한 예산 편성은 점차 요원해지고, 미국인들의 미래는 역동성을 잃고 있는 중이다. 오바마의 집권 2기는 2008년 당시 경제위기의 파국적 상황에서는 일정하게 벗어났지만
미국보다 중국이 우월? 아니, 지구를 구하자고!
[프레시안 books] 이언 모리스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지금은 그렇다 치고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이언 모리스 지음, 최파일 옮김, 글항아리 펴냄)라는 제목만 보면, 서구 지배의 역사적 정당성에 대한 주장처럼 들린다. 그런데 원제는 "Why the west rules for now"다. 이 "for now"에 저자의 역사 인식이 담겨 있다. "지금 당장이야" 또는 "당분간은" 이라는 단서가 달린 셈이다. 당연히,
박근혜는 고종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프레시안 books] 강상규의 <조선 정치사의 발견>
고종의 현실 인식"강약의 형세가 이미 현저한데 만일 그들(서양)의 기계를 본받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그들의 침략을 막아내며 그들이 넘겨다보는 것을 막겠는가? (…) 다시는 서양이니 왜(倭)니 하면서 근거 없는 말을 퍼뜨려 인심을 소란하게 하지 말 것이다. 각 항구의 가까운 곳에 설사 외국인이 놀러 다니는 경우에도 마땅히 일상적인 일로 보면서 먼저 침범하는
권력-철학, 친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렇게 읽었다] 미하엘 비트쉬어의 <철학 오디세이>
정해진 결론은 더 묻지 말라우리 교육은 오랫동안 질문이 봉쇄된 방식을 고수했다. 답을 잘 모르겠기에 던지는 질문이야 허용이 되지만, "답"이라고 되어 있는 내용 자체에 대한 의문은 배제되기 일쑤였다. 여기에 문제 제기를 하면, 이미 정해진 결론에 왜 토를 다는가라는 반격에 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고는 더 이상 진전하기를 포기하고 주어진 답에 안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