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골프장 건설과 규제 완화의 유력한 근거로 제시해 온 '골프인구 3백만명'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실제 골프 인구는 그 4분의 1에 불과한 79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영세 의원실, "골프장 인구 79만명에 불과해"**
국회 문화관광위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실은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사회통계조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골프장을 이용한 비율은 15세 이상 인구의 2.1%에 불과한 79만명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천영세 의원실은 "2004년 6월 현재 15세 이상 인구 중 레저시설(관광명소, 온천장, 골프장, 스키장, 해수욕장, 삼림욕장, 놀이공원 등)을 이용한 비율은 62.3%였고, 그 중 골프장을 이용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며 "이를 인구수로 환산해보면 2004년 15세 이상 인구 3천8백56만명의 62.3%인 2천4백2만명이 레저시설을 이용했고, 그 중 골프장 이용자수는 2.1%인 79만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레저시설은 관광명소(63.5%), 놀이공원(45.6%), 해수욕장(39.3%), 온천장(33.5%), 삼림욕장(26.1%), 스키장(11.7%), 골프장(3.3%) 순으로 골프장은 사실상 특권층만 향유할 수 있는 스포츠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정부는 줄곧 골프업자 주장 동어반복, 3백만명이라 주장"**
이런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한 실제 골프 인구는 정부가 주장한 3백만명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어서, 정부가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규제 완화 등 국가 정책을 수립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정부는 그 동안 골프장 사업장 등 골프 관련 이익단체들의 자료를 별다른 검증 없이 그대로 사용하면서 "골프 인구는 3백만명 수준이고, 이런 골프장 수요에 비해 골프장이 적기 때문에 골프장 건설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천영세 의원은 "이번 통계청 수치로 골프가 여전히 일부 상류층의 스포츠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노무현 정부는 경제부처와 이익단체의 논리에 편승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골프장 증설책을 중단하고, 이제부터라도 면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또 "노무현 정부의 골프장 확대 정책은 DJ 정부 시절의 부동산 경기 부양이나 신용카드 남발을 통한 경제 회복책을 연상케 한다"며 "그로 인한 거품경제와 국토 파괴의 후유증은 우리 사회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원 30명 노(No) 골프 선언, 전국 규모 반대 운동 단체도 발족**
한편 국회 문광위 소속 안민석(열린우리당), 이재오(한나라당), 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을 중심으로 여야 의원 30명은 지난 18일 '무분별한 골프장 증설에 반대하는 노(No) 골프 선언'을 하고 환경ㆍ지역단체와 함께 골프장 증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골프장 건설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도 지난 23일 '골프장 백지화 전국 공동대책위'를 발족하고 노무현 정부의 골프장 확대 정책에 대한 전국적인 반대 운동을 선언한 바 있다. 이런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는 골프장 확대 정책을 밀어붙인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갈등은 더욱더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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