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정부 "'골프 관련 통계, 부실 인정한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정부 "'골프 관련 통계, 부실 인정한다"

[토론회] 골프업자, "농약 많이 치는 것은 사실"

정부가 골프장 건설 규제 완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내놓은 각종 골프장 관련 통계의 근거가 매우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정부 관계자가 공식 시인했다. 정부가 골프장 경기부양을 위해서 무분별한 규제 완화를 시도하고 있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정부, "골프 인구 많아져 생활체육으로 만들 것"**

국회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실과 환경운동연합이 8일 오후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개최한 '정부의 골프장 규제 완화 정책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는 이례적으로 정부 관계자 및 골프장 경영자측이 참가해 치열한 찬반 공방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심규택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 규제개혁국장은 "현재 골프 인구는 3백만명 수준으로 주5일제 근무 등으로 더욱 증가가 예상되는데 현재 운영중인 골프장수는 1백81개에 불과하다"며 "이는 미국의 1만7천개, 영국의 2천개, 일본의 2천4백60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골프장 입장료가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일본의 1.5배, 태국ㆍ중국의 2~3배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해외여행 관련 지출경비도 연간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골프장 규제 완화는 경기 부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중복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장하는 차원"이라며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대중화되는 차원에서 생활 체육으로 골프를 육성하는 면도 있다"고 골프장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실제 생활체육 인구의 과반수가 골프인구?"**

하지만 이렇게 정부가 밝힌 통계는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정부 스스로도 자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천영세 의원실 윤효원 보좌관은 "정부 주장과 달리 전세계의 골프 경기가 하향세라는 것을 각종 골프 관련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며 "더구나 정부가 내놓은 각종 통계도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골프 치러 가는 사람은 전체 골프 인구의 5%도 안 된다"며 "이런 것을 감안하면 실제 골프 인구는 3백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여성의 경우 골프 인구의 1%가 채 안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골프를 '국민 스포츠' 운운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환경운동연합의 황호섭 생태보전국장도 "해외 골프 인구는 추운 겨울에 따뜻한 곳을 찾아 가는 이들"이라며 "정부가 해외 골프 인구를 흡수해 경제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주장도 과장"이라고 지적했다.

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도 "현재 정부가 집계한 생활체육 참여인구가 1천5백만으로 추정되는데, 전문가들은 대개 5백만 가량을 실제 체육인구로 보고 있다"며 "정부 주장대로라면 이 중 과반수인 3백만이 골프 인구라는 얘기"라고 정부 통계의 허구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규택 국장은 "지적한 대로 전체적으로 통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이런 부분은 (앞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스스로도 각종 골프 관련 통계를 자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골프장 경영자, "농약 많이 뿌리는 것은 사실, 다 분해된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조창기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 처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창기 처장은 "현재 골프장 그린에 사용하는 잔디는 한국 잔디가 아니라 한지형 잔디"라며 "기후가 안 맞다보니 여름철에도 농약을 계속 뿌려줘야 하고, 이 때문에 환경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뿌린 농약의 대부분은 토양의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고, 배수처리 등을 통해 여과하고 있다"며 "중국이 거대 골프장을 내세워 국내 골프 인구를 가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도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골프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김석봉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조 처장도 인정한 것처럼) 그린 잔디는 농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다, 앞으로 한국 기후가 여름철 고온다습한 일수가 증가하면 농약 사용은 더욱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나 사업자가 환경 관리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환경청도 잔류농약 검사하기 1~2주 전에 통보를 하는 상황에서 불시 점검을 통한 환경관리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에게 "무조건 규제를 풀어놓고 볼 것이 아니라, 정부도 일부 통계 등 근거가 빈약한 것을 인정한 만큼 면밀한 검토를 통해 골프장 관련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