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22일 '골프장 건설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현재 1백81개 골프장으로 골프인구 3백만명을 감당할 수 없다"며 골프장 무더기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한 것과 관련,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이 실제 골프인구는 3백만명의 절반밖에 안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정부가 정부통계 무시하고 골프이익단체 추정치 사용"**
23일 천 의원에 따르면, 국내 골프통계는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에는 골프장 이용객수(2003년 기준 1천5백12만명)만 나와 있을 뿐 골프인구에 대한 통계가 없다.
이 골프장 이용객수를 통계청의 <2000 사회통계조사(문화와 여가 부문)>의 골퍼들의 연간 활동회수인 9.1회로 나누면, 국내 골프인구는 정부가 주장하는 3백만명의 절반 규모인 1백30만명~1백66만명(2000년 1천1백87만명÷9.1회~2003년 1천5백12만명÷9.1회)가 된다는 게 천의원 주장이다.
천 의원은 "정부의 '3백만 골프인구'는 <레저백서>가 통계청 <사회통계조사>인 9.1회를 무시하고 임의로 4~5회로 가정해 만든 추정치(1천5백12만명÷5회=3백2만명)를 그대로 따랐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골프장 정책 담당인 문광부 생활체육과 실무자들은 골프인구와 해외골프여행자 수, 국부유출액 등 관련 통계수치를 자체 파악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통계학적 자료에 근거해 계산하기보다는, 별다른 검증 없이 골프장 사업자들의 이익단체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나 사설기관인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이에 앞서 22일 성명을 통해 '해외 골프여행자 30만명으로 인한 연 1조원 국부 유출'라는 문광부 주장에 대해 "전체 골프여행객의 2/3가 겨울철인 12-2월에 발생하고 나머지도 여름 휴가철에 집중돼있는 등 해외 골프여행의 제1요인은 날씨"라며 "국내 골프장 증설로 인한 골프인구의 폭증은 더욱 해외여행을 확산시켜 도리어 외화유출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환경훼손 주도"**
천 의원은 또 문광부 발표와 관련, "정부는 농지, 산지, 서해안 간척지와 매립지등에 골프장 건설이 가능하도록 농지 전용 면적 폐지, 산지전용 면적 및 기준 완화, 매립지의 다른 용도 사용제한 기간 완화 등으로 전국적으로 환경 훼손을 주도하고 있다"며 "개선방안은 '환경친화적인 골프장 설립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광부의 개선방안이 담고 있는 골프장의 환경관리 강화 내용은 ▲ 리사이클링 기술 및 무공해 천연농약 개발 지원 ▲ 무농약 사용운동 전개 ▲ 골프장 오염실태에 대한 「민관합동실태조사」 정기적 실시 ▲ 골프장 사업 승인후 일정기간 착수 준공하지 않는 경우 사업승인 취소(현재는 그 기간이 6년이나 임의규정으로 실효성 없음) 등이다. 천의원은 그러나 "이는 마땅히 정부가 집행했어야 할 기본 임무였으나 규제 완화를 이유로 지금껏 방기해온 정책의 재탕삼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골프장으로 인한 환경피해와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박탈에 대한 많은 공감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골프업계와 기업 입장만을 반영하고 있다"며 골프장 건설 규제완화 방침의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열린우리당-한나라당은 골프도시-기업도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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