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국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농성을 벌여 온 KTX 여승무원 등 85명이 11일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
철도노조와 공공연맹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1층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KTX 여승무원 62명과 이들과 함께 있던 철도노조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23명을 연행했다.
1시간여만에 전원 연행해 9개 경찰서에 분산수용
전국철도노조 서울본부의 한 관계자는 "오후 6시 30분경부터 여경을 중심으로 병력이 투입되기 시작했다"며 "모두 연행되는 데 불과 1시간 남짓 걸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날 오후부터 구급차가 대기하는 등 공권력 투입 조짐이 있었지만, 실제 공권력이 투입될지 여부는 가늠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행된 KTX 여승무원 등은 용산·중랑·동작·은평 등 6개 경찰서에 10~12명씩 분산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행 과정에서 일부 부상자도 발생했다. 공공연맹의 한 관계자는 "KTX 여승무원 5명과 여승무원의 어머니 1명이 연행에 저항하면서 부상을 입고 인근 중앙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철도공사 측은 공권력 투입 요청을 부인하고 있다.
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공사는 수 차례 공권력 투입 자제를 경찰당국 등에 요청해 왔다"며 "이날 공권력 투입도 철도공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일(12일) 이철 공사 사장이 일정까지 조정해 서울지역본부 로비에서 농성하고 있는 KTX 여승무원들과 면담할 계획를 갖고 있었다"며 공권력 투입 요청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연행된 여승무원들은 지난 3월 8일부터 64일 동안 철도공사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1층 로비를 점거해 왔다.
여야 서울시장 후보 선거본부, '공권력 투입 반대' 입장만 강조
한편 KTX 여승무원은 11일 현재 서울 중구 금세기빌딩 4층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60여 명, 같은 건물 10층에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30여 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한 또다른 KTX 여승무원 40여 명은 서울 종로구 경운동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농성을 6일째 진행하고 있다.
여야 서울시장 후보 선거본부에서 농성하고 있는 여승무원들에게는 공권력이 투입되지 않았다.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선거운동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각 선거본부가 공권력 투입 자제 요청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강금실 후보 선거본부는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농성을 벌이던 KTX 여승무원이 모두 연행 된 뒤 "자신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찾아온 여승무원들을 공권력으로 강제해산시키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논평을 냈다.
오세훈 후보 선거본부 역시 이날 오후 8시경 오 후보가 이날 낮 KTX 여승무원과 면담한 내용을 선거본부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공권력 투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