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주장은 한국여성민우회와 차별연구회가 26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10층 배움터에서 'KTX 여승무원 직접 고용,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는 57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서울철도노동조합 KTX 승무지부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간접 고용으로는 운행의 안정성 보장 못해"
발제를 맡은 이화여대 조순경 교수(여성학)는 "운행 중 안전사고가 생겼을 때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승무원들에게 있어야 하는데, 이는 현재와 같은 간접 고용 형태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순경 교수는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2004년 KTX가 개통된 이후 2005년 7월까지 안전사고가 총 198건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KTX 여승무원들에 대해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하지만 외주 위탁업체인 (주) 한국철도유통에서는 안전교육 실시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조순경 교수는 "철도공사가 고질적인 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로 내세우는 인력감축, 간접 고용 정책이 실질적으로는 안전사고 등을 통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권과 인사권, 시민의 안전권에 우선할 수는 없다"
토론에 나선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배융호 정책실장은 "돈 몇푼 절약하겠다고 인력감축과 간접 고용정책을 고수하는 철도공사는 안전불감증의 대표 사례"라고 규정했다.
배융호 정책실장은 이어서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섬세한 서비스가 필요한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여승무원은 꼭 필요한 존재"라고 덧붙이면서 "여승무원의 신분보장은 반드시 필요하며 인력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망직종이라고 선전하더니, 우리는 낙동강 오리알"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정지선 대변인은 "너무 힘들어서 투쟁을 접으려고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언론에서는 여승무원이 유망한 직종이라고 선전했지만 이제 우리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그러나 우리들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1일 취임인사차 민주노동당을 예방한 한명숙 총리는 KTX 여승무원들의 문제를 시급히 처리해달라는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의 주문에 대해 "아직 구체적 상황을 보고받지는 못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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