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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울기 위해 바다로 간다
[문학의 현장] 세월호 관련 릴레이 단식에 참여하고
"요즘 참 우울합니다. 말은 해서 뭐하며, 글은 써서 뭐합니까? 말과 글이 모자라서 세상이 이렇습니까? 요즘은 밭에 가서 그냥 입을 다물고 힘든 일만 골라 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많은 시인작가들이 탄식해왔지만 뭐가 달라졌습니까? 세월호는 제주로 오는 배였습니다. 나를 찾아 우리 집에 오는 손님이 변을 당한 것이지요. 남들이 겪는 슬픔과는 크게 다르지요,
고정국 시조시인
2016.10.14 16:26:08
가소로운 찌질이
[문학의 현장]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연장을 위한 단식동조 체험기
"그 배서 지 새끼라두 죽었댜? 지가 뭐라구 나슨댜? 먹구 살기두 바쁜디?""그늠의 시월혼지 니월혼지 그만 즘 울겨먹으라구혀! 지겹다.""가소로운 찌질이.... 야, 냅둬라 저러다 저만 다치지." 새벽차로 서울에 올라가야한다는 말에 지역 늙은이들이 내 뒤통수에 붙이는 빈정거림이었다. 그 빈정거림에 발끈하고 싶었다. 만약 내가 반응했다면 그들은 밝지 못한 내
안학수 아동문학가
2016.10.06 10:13:17
4‧16 광장의 깃발
[문학의 현장]
버스 바퀴 구르는 소리바닥으로 물 떨어지는 소리가슴에 흐르는 소리한낮의 광장은 눈을 감고 듣는다침묵에 잠겨있다 그 곳 높이 걸린 깃발펄럭이며 힘찬 신호를 보낸다함성이 순간 달구어진 쇠토막 되어거친 광장으로 쏟아져 내린다튀어 올라 깊이 박히는 파편이 된다 어느 드높은 산꼭대기붉은 용암이 분명 꿈틀대고 있으리다터져서 치솟아 오르리다푸른 하늘 시뻘겋게 물들이며수
양원 시인
2016.09.30 09:34:27
야만의 오늘
[문학의 현장] ‘2016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범국민 평화제 낭송시
돼지고기 붉은 살점을붉고 매운 꼬춧가루와또 꼬추장과 마늘과혀가 얼얼하도록더 매운 청고추를 썰어 넣고 볶아 먹는조선 년, 조선 놈이다! 아랫배에 그것들을 그득 가두고 죽어라 하고땅을 걷고바닥을 걷는다 이런 우리를 야만이라 한다그렇다, 야만이다! 야만이라는 목소리를 열심히 들으며또, 돼지고기를 붉고 맵게 무쳐그것을 목구멍으로 뜨겁게 넘기기 위해미치도록 마른침을
박구경 시인
2016.09.22 15:26:55
얼마나 더 빼앗아야 행복하겠느냐
[문학의 현장] 제주 강정마을 목요일 시낭송
옛날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더니이젠 벼룩의 간까지 내먹으려 하는구나 제주4.3때 주민들 학살하고 재산을 갉아먹더니이제 해군기지라는 파괴의 굴삭기로 온 마을을 도륙하고구상권이라는 강제의 채혈기로 주민들을 고사시키고 있다그야말로 산 채로 살점 도려내고 생피를 말리고 있다 "차라리 강정 주민들을 다 죽이고, 강정 마을 재산을 모두 가져가라!""무엇을 얼마나
김경훈 시인
2016.09.16 08:54:50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망명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망명 지금 이곳은 누구의 나라인가일제의 발톱이 움킨 매국의 계절에손가락을 자르고떠나 버린 조선의 사나이없는 나라마저 팔아먹은 부정한 정부政府를 버리고입을 다물고 행동으로 떨쳐 일어나누를 수 없는 북받치는 정열을 한 자루 붓에 맡겨민족의 심장을 쳐 움직인 사나이그가 돌아올 수 없는 이곳은 누구의 나라인가중국 땅, 연해주, 만주를 떠돌며 온
김이하 시인
2016.09.08 10:10:26
성주참외
[문학의 현장] 사드 반대 집회 낭독시
성주참외 성주참외 밭에성산의 아름다운 노을이 비켜갈 때아직은 젊고 힘 있는 아버지의 사랑이풋풋한 향기를 풍기고 있고해마다 참외농사는 걱정이 없었는데미군부대가 들어오고미사일 기지가 들어온다고 난리가 터져은빛 하우스에 희망이 사라져 버렸어날마다 군청마당에 모여 노랠 불렀지농민가라는 게 있어 신났어사드가 확실하게 뭔지 알고부터친일파 박대통령 신화도 믿을 수 없는
김창규 시인
2016.09.02 10:00:36
오늘이라는 이 봄.날.
[문학의 현장]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 낭독시
오늘이라는 이 봄.날. 목울음이 피어났어, 시냇가 버드나무에, 길게 없어지며 왜 내 목은 못 울어 하고 목메어 물었던 소녀들의 목울음담 밑 쓰레기통을 뒤져 해진 일본군화를 찾아 신고 저벅저벅 피어났어, 저녁이 안개를 피울 때 나무에는 몸보다 큰 그림자가 서있었어, 벗어날 수 없는 발목의 표정을 신고서어디서 왔는지 뒤를 밟아온 발자국도 모른다 했어, 떠돌이
전비담 시인
2016.08.18 13:55:04
내력
[문학의 현장] 일본군 ‘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낭독시
내력 할아버지는 불령선인 이었다그리 길지 않은 삶을왜놈의 피로 손을 물들인 채 살았다놈들은 할아버지를 마적이라 불렀다할머니는 열아홉에 남편을 잃었고과부의 세월 속으로 아편이 흐르고알콜이 피가 되어 흘렀다삶도 피 내음에 취해 광기든 세월평북 의주 이름도 해맑은 청수동의 옛집은놈들에 의해 세 번씩이나 불 질러졌다 할아버지는 밤을 도와도막궁이를 타고 언 강을 건
조길성 시인
2016.08.12 13:52:50
일본의 무릎 아래 우리 딸들이
[문학의 현장] 일본 대사관 앞 수요 집회 낭송시
일본의 무릎 아래 우리 딸들이 엄동설한 풍찬노숙은 만주벌판 독립군을 묘사하는 말이려니오늘은 그렇지 않다어린 딸들이 일본 대사관 무릎 아래 풍찬노숙 중이라니 미국의 압력 못 이기는 정부 입장을 이해한다고택시 기사는 말했다나는 그렇지 않다정부는 미국의 어여쁜 정부가 되어도 괜찮은지 모르나오천 년 조선 사람들 자식인 우리는 그럴 수 없다소녀 아닌 소녀들도 성노예
조정 시인
2016.08.04 07:3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