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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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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참외

[문학의 현장] 사드 반대 집회 낭독시

성주참외


성주참외 밭에

성산의 아름다운 노을이 비켜갈 때

아직은 젊고 힘 있는 아버지의 사랑이

풋풋한 향기를 풍기고 있고

해마다 참외농사는 걱정이 없었는데

미군부대가 들어오고

미사일 기지가 들어온다고 난리가 터져

은빛 하우스에 희망이 사라져 버렸어

날마다 군청마당에 모여 노랠 불렀지

농민가라는 게 있어 신났어

사드가 확실하게 뭔지 알고부터

친일파 박대통령 신화도 믿을 수 없는

참으로 딱하고 딱한 일이 생겨났지

속고 속아 살아온 지난날이 원통 하네

바나나, 자몽에 밀려 농사를 포기할까 했어도

노란 참외만 보면 다시 생각이 바뀌고

그래 착하게 살자 다짐했었지

그런데 사드라는 미사일이 들어오면 끝장이라

왕 버들나무 숲 수백 명이 머리를 삭발하고

매일 군청 마당엘 갔지

그런데 적은 바로 앞에 있었고

성주를 벗어나지 못한 악마의 무기 사드는

김천 혁신도시 근처 롯데 골프장으로 간다하여

잘 되었어 라고 말 할 줄 알았던 사람들이

거기도 들어오면 안 된다고 소릴 질렀어

딸아이가 이런 팻말을 만들어 보여주었지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지 대한미국입니까

성주여중 다니는 딸 똑 소리 나네

참외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면 뭘까

성주 아이들과 군민들 자랑스러워

사드를 막아내지 못하면 어떻게 살아

김천 사람들이 성주 사람을 믿고

사드 지지하는 거짓말 독재자의 딸만 빼고

방방곡곡 사드를 반대하면 이겨

절대로 양키군대의 나라가 될 수 없어

아, 우리 참외의 달콤한 맛의 힘

바나나로 돈을 번 델몬트 미국회사가

한국농업을 독점하고 해도

이렇게 일어나지 않았다

사드배치는 바나나공화국보다 더 악랄하고 비참하기에

성주참외는 꽃을 피우고

또 피워내며 개똥참외의 맛을 잃지 않아

내년 성주참외가 더 많이 열리길

천지신명께 빌고 빌며

참외를 들고 환하게 웃는

마누라와 딸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다


ⓒ프레시안(최형락)

시작노트


성주 '거룩한 땅'을 밟아 본 것은 처음이다. 왜 거룩하냐하면 사드를 통해 그들이 눈을 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미국의 실체를 알아버렸기에 그렇다. 미군부대가 들어오면 성주읍이 쑥대밭이 될 줄 알은 거다. 나는 성주에서 김제동이라는 티브이브라운관의 말재주꾼이 사드배치반대 발언을 한 것을 보고 듣고 성주 군민들의 수준에 놀랐다. 저런 말도 소화시킬 정도로 소위 의식화가 잘되었다는 말이다. 성주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독재자 박정희를 평생 신으로 생각하고 지지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신화가 깨졌다, 그의 딸이 사드를 대한민국 성주에 배치한다고 발표해버렸기 때문이다.

성주에서 김천 쪽으로 사드배치지역을 옮기려 하자 김천 사람들이 들고 일어났다. 나는 39차 집회에서 시인이자 목사의 자격으로 지지발언을 시작했다. 수위가 높아져감에도 그들은 나의 발언에 대해서 제지를 하거나 하자를 걸지 않았고 열렬한 박수를 보내주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칼을 갈러 다니는 일을 하는 사람이 혼자서 사드반대 서명을 받으려고 다녔는데 5만8500명을 받았다고 한다. 갑자기 그가 존경스러웠다, 그는 성주 성밖숲에서 머리를 깎은 908명 중의 한명이기도 했다. 한날 8월15일 머릴 삭발했는데 90명의 미용사들이 자원봉사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들은 매일 저녁 3000명 이상씩 모여 사드배치반대 촛불문화제를 계속하고 있었다.

성주 방문한 첫날 김천에서도 집회가 열렸는데 1000명 가까이 모였다고 하고 다음 날은 1만2000명 이상이 모였다. 요즘은 더 많이 모인다고 한다. 사드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명분은 그렇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의 MD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엑스벤더레이더가 수천 킬로 감시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미국의 제국주의가 얼마나 악랄하고 잔인한지 알고있다. 이란, 이라크, 시리아와 약소국 뿐만 아니라 제3세계 나라에 2000번 이상의 전쟁을 일으켰다. 소위 악마의 집단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 아니 곧 바로 동북아평화가 위협받고 남과 북의 전쟁을 촉발시켜 제3차세계대전쟁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미일 군사동맹에 이어,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어 한반도는 이제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대립하며 신냉전체제를 만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때에 사드를 반대하지 않으면 조국의 운명이 그야말로 바람 앞에 등불인 것이다.

성주에서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사드를 막아내는 것이 자기들의 목표가 되어버렸다. 그것이 전쟁을 예방하고 성주도 살고 대한민국도 사는 길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함께한 시인과 변대근 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나도 성주분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드배치반대 일인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힘내시라 성주 군민들이여, 그리고 김천시민들이여 반드시 사드를 물리치고 평화의 나라를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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