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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가와야, 에다가와야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1]
에다가와야, 에다가와야 -권순자 바닷바람이 불어오느냐 저 동해 건너 붉은 바람이 불어오느냐 니혼 땅에 쓰러져 불귀의 객이 되어 바람으로 떠도는 조상들의 입김이 느껴지느냐 떠돌다 에다가와 불모의 땅에 흘러들어와 일구고 가꾸느라 흘린 땀과 눈물이 꽃
권순자 시인
2007.09.11 11:59:00
어느 숲 속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0]
어느 숲 속 -강재순 은사시나무 그늘 아래 풀잎들은 빗방울 송글송글 이마에 달고 은사시나무 엉킨 잎새 사이 사이로 대지의 기운 솟아오르네 은사시나무 햇살이 후두둑 비를 뿌릴 때 풀잎은 더욱 탱탱한 빛을 뿜었네 비오는 숲 속이 환해져 천지조화
강재순 시인
2007.09.10 09:22:00
동해편지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19]
새벽 어스름에 동쪽 바닷가에 섰다 넓게 팔 벌려 바다를 막고 있던 겹겹 수평선이 달려왔다 흰 말처럼 푸른 말처럼 귀에 익은 음성처럼 우리 여기 있어요 우리 여기 있어요 우리 여기 있어요 쉴 새 없이 도착하는 말발굽 소리를 풀어보았다 난초 같은 옷고름 날리며 쏟아져
조정 시인
2007.08.20 07:22:00
그날을 위하여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18]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거야 길고 긴 칠흑의 어둠 속에서 끝끝내 삶의 불 밝히고 지켜온 일본땅 에다가와 조선인의 터 민족정기의 벽돌로 쌓아올린 에다가와 조선학교가 우리학교가 되는 그날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거야 침략과 전쟁의 아픔을 이기고 민족의 쓰라린 분단을
채상근 시인
2007.08.16 11:08:00
얼음새꽃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17]
빗물이 지붕을 집어 삼키고 공중화장실 오수가 도로를 점령하던 땅 에가다와에 핀 얼음새꽃을 아시나요 밥그릇 밥알보다 파리떼가 더 많던 황무지로 쫓겨 온 지 60여년 한 겨울 폭설 뚫고 올라와 노란 봄을 힘껏 밀어 올린 꽃 고향 뒷산 뻐꾹새와 어머니 손맛을 그리며 가갸
조용숙 시인
2007.08.15 01:46:00
에다가와 까마귀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16]
밟히고 짓밟혀 쓰레기 매립장 밑바닥까지 밀려났던 조선학교 조선말 60년, 코가 썩는 악취 속에서 나무는 자라 숲을 이뤘는데 뼈와 피가 썩어 들어가는 폐수 위에서 향기로운 모국어의 꽃 피웠는데 이젠 나가라고 우리가 들어와 살아야겠다고 똥이나 누며 살아야겠다고 큰 날
정일근 시인
2007.08.10 10:07:00
봉선화 같은 아이들아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⑮]
한 톨 나무 씨앗 속엔 천 개 나이테를 새길 거목이 들어있다 그래서 스승은 사랑하여 가르치고 아이들은 공경하여 배운다 징용 간 할아버지 따라 일본서 소학교 마친 우리엄마는 밤비 내리는 현해탄 쫓기듯 건너와 부지깽이로 한글 익혔다 했다 60년이 지난 지금 남의 나라
이해리 시인
2007.08.08 08:52:00
지렁이는 힘이 세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⑭]
지렁이가 밤새 말더듬이 한다. 해풍의 말을 버리고 옹알이부터 새롭게 배운다.지렁이가 몇 날 몇 밤 노랠 웅얼댄다. 기미가요는 절대 안 되야, 다시금 자장가부터 배운다.지렁이가 몇 달 몇 밤 땅바닥에 울음자락을 놓는다. 어깨울음까지 나갔던 허무의 등짝을 거두고, 돌아
이정록 시인
2007.08.07 08:53:00
"에다가와" 조선학교 소년소녀들에게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⑬]
1.미국에 이민 와 사는 동포 할아버지입니다 지나간 밤 꿈에서 여러분들을 보았습니다 일본에 살면서 조선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소년소녀들 여러분들이 하도 예뻐 얼굴들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나는 미국에 이민 온 1세 동포지만 여러분들은 일본에서 태어난 3세 동포들일 겁
이세방 시인
2007.08.06 09:38:00
친절한 아빠 -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생각함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⑫]
"아빠 이 글씨는 무슨 글씨야" "음- 그것은 글씨가 아니란다" 성북동 심우장의 봄은 북향의 마당 어귀에 쌓인 눈 더미 속에 있었다. 만해와 그 유일한 혈손 어린 한영숙과의 대화다. 가갸 거겨만 배운 그의 딸 한영숙이 처음 보는, 괴상한 일본글을 보고 묻는 말에 대한 만해
이상번 시인
2007.08.03 10: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