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순
은사시나무 그늘 아래 풀잎들은
빗방울 송글송글 이마에 달고
은사시나무 엉킨 잎새 사이 사이로
대지의 기운 솟아오르네
은사시나무 햇살이 후두둑
비를 뿌릴 때
풀잎은
더욱 탱탱한 빛을 뿜었네
비오는 숲 속이 환해져
천지조화가
은사시나무 아래 머물다 가네
어린 꼬마의 땀 젖은 비젖은
등이 쑥쑥 자라네
젖은 풀들이 은사시나무 기둥을
감아 오르니 천지에 해가
둥그러지네.
강재순 시인은 1967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으며, 1993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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