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에다가와" 조선학교 소년소녀들에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에다가와" 조선학교 소년소녀들에게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⑬]

"에다가와" 조선학교 소년소녀들에게

-이 세 방

1.
미국에 이민 와 사는 동포 할아버지입니다
지나간 밤 꿈에서 여러분들을 보았습니다
일본에 살면서 조선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소년소녀들
여러분들이 하도 예뻐 얼굴들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나는 미국에 이민 온 1세 동포지만
여러분들은 일본에서 태어난 3세 동포들일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조선말을 하고 조선어를 쓰지요?
미국에 사는 우리 3세 동포들은 그렇게 못해요
일본은 미국보다 좋은 나라인 모양이지요?

2.
지나간 밤 꿈에서 나는 여러분들을 보고 울었습니다
미국에 이민 와 사는 이 동포 할아버지가 울었습니다
귀여운 동포 소년소녀들이 조선어 읽는 소리
조선인의 눈동자가 반짝이는 그 얼굴들을 보고 있자니
내 손자손녀보다 더 예쁘고 갸륵했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감격을 눈물로 삼켰답니다
미국에서는 조선인에 대한 차별도 없는데
우리 동포 후예들은 말과 글을 모른답니다
아마도 일본은 미국보다 좋은 나라인 모양이지요?

3.
지나간 밤 꿈에서 이 할아버지는 사뭇 헤매었지만
여러분들은 어둠 속에서도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조선어 낭독을 하면서 조선민족의 얼을 새기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보았지요 물방울 같은 소년소녀들이
햇빛 속으로 행진하는 진귀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수많은 물방울들이 햇빛 속으로 행진하더니
여러분들은 곧 아름다운 무지개가 되었습니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소년소녀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머지않아 일본인들도 여러분들께 큰 박수를 보낼 겁니다.
이세방 시인은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62년 『자유문학』신인상, 1965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는 『갱에서 죽은 어떤 광부의』, 『조국의 달』등이 있다. 현재 미국 거주.

▲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