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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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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새꽃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17]

얼음새꽃

-조용숙

빗물이 지붕을 집어 삼키고 공중화장실 오수가
도로를 점령하던 땅
에가다와에 핀 얼음새꽃을 아시나요
밥그릇 밥알보다 파리떼가 더 많던 황무지로
쫓겨 온 지 60여년
한 겨울 폭설 뚫고 올라와
노란 봄을 힘껏 밀어 올린 꽃

고향 뒷산 뻐꾹새와 어머니 손맛을 그리며
가갸거겨를 외우며 쓰던 우리학교
뿌리는 남쪽으로 뻗고
꽃잎은 북쪽 향해 피어서는
남북의 경계 눈보라로 지워내며
통일의 향기 뿜어내는 꽃

운동장 한 구석에 핀 노오란 봄의 새싹들
제주도가 고향인 장사는 '대한민국' 국민
경상도가 고향인 태해는 '조선족'
태해와 장사가 돌아오고 싶은 고향은
남도 북도 아닌 그렇다고 일본은 더더욱 아닌
우리가 하나 되어 살아갈 땅

수시로 표적이 되는 침략자의 총구 앞에서
온갖 회유와 협박 가슴 과녁으로 막아내며
한겨울 얼음 산 뚫고 통일의 싹 밀어 올린
조선의 아들딸들
우리가 돌아갈 고향은 어디입니까?
햇살은 지금 어느 곳의 눈을 녹이고 있습니까?
조용숙 시인은

1971년 부여에서 태어났다. 2006년 <시로 여는 세상>신인상으로 등단했다.


▲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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