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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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한윤수의 '오랑캐꽃']<142>
우리 센터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97년식 산타모가 하필이면 휘발유 차다. 산타모는 다양해서 경유차도 많고 가스차도 많은데 왜 무슨 억하심정으로 휘발유 차일까? 휘발유 차는 참으로 무모한 선택으로 나는 기름값이 아까워 미친다. 하지만 이 차를 선택한 것은 내 잘못이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주 84시간
[한윤수의 '오랑캐꽃']<141>
구리와 알미늄으로 케이블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일감이 많고 늘 바빠서 주야 맞교대로 근무한다. 첫 조는 주간에 12시간을 일하고 두 번째 조는 야간에 12시간을 일하므로 공장은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 마치 물레방아처럼! 이곳엔 한국 노동자도 30명 이상이고 외
상금의 유혹
[한윤수의 '오랑캐꽃']<140>
어느 도시를 지나다가 그곳 관변 외국인센터에서 내건 플래카드를 보고 기가 막혔다. 주요 내용은 이러했다. 한국어퀴즈대회 "00마을에서 골든벨을!" 1등 50만원, 2등 30만원, 3등 20만원, 4등 10만원 외 각종 경품 증정 왜 기가 막혔느냐 하면 지나치게 상금이 많
미운 오리새끼
[한윤수의 '오랑캐꽃']<139>
플라스틱 김치통을 만드는 공장에 무지하게 미움을 받는 태국인이 있다. 왜 미움을 받느냐 하면 일을 너무나 못해서다. 사장님 말로는 여자보다 일을 못한다니까. "정말 여자보다 일 못해요?" 하고 물어보니 수라차이(가명)는 자존심이 상한다는 듯 "아니오. 여자들은
인터넷전화 Ⅱ
[한윤수의 '오랑캐꽃']<138>
캄보디아 노동자의 통장에서 한 달 전화요금으로 *154만 원을 빼간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나는 돈을 빼간 KT를 소비자원에 고발하고, 소비자원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드디어 한 달 만에 소비자원에서 답변이 왔다. 아무리 바쁘다고는 하지만 소비자원의 답
삶과 죽음 사이
[한윤수의 '오랑캐꽃']<137>
우리 센터의 한글학교 학생 중에 한국어 잘하는 5인방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베트남인 광한이다. 광한은 센터 창립기념일에 공연한 베트남 합창단의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달포 전부터 한글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럴 만도 했다. 4킬로 쯤 떨어진 곳에 화성 시청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자
[한윤수의 '오랑캐꽃']<136>
필리핀 노동자 버니는 멀쩡하게 생겼다. 아니, 멀쩡한 정도가 아니라 보통 사람보다 더 똘똘하게 생겼다. 눈망울도 초롱초롱하고 썬글라스를 뒤통수와 목덜미 사이에 턱 걸친 게 멋스런 연예인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생긴 것하고는 다르게 굉장히 내성적이다. 어느 정도
통역이 흥분한 이유
[한윤수의 '오랑캐꽃']<135>
일요일은 통역한테도 무지하게 바쁜 날이다. 방문한 노동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상담테이블로 안내하고 통역하느라 다른 일을 할 짬이 없다. 그런데도 태국 통역 솜짜이가 상기된 얼굴로 입을 굳게 다문 채 뭔가 태국어로 된 문서를 만들고 있다.
추석에 일하는 사람
[한윤수의 '오랑캐꽃']<134>
작년 추석 때 얘기다. 닭고기 가공공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추석 대목이라 닭고기 주문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추석 연휴가 시작되자 한국 노동자 7명은 집으로 가버렸다. 연휴기간인데도 닭고기 주문은 계속 밀렸다. 덕분에 태국 노동자 3명은 평소보다 몇 배
잔혹한 출근
[한윤수의 '오랑캐꽃']<133>
사장님이 한껏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1년 더 일할 거지?" 수코타이(가명)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일 안 해요." 그가 계약 연장을 거부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1. 월급을 제때 안 준다, 2. 토요일에 잔업을 해도 잔업수당을 안 준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