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4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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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머리 없는 하코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⑳드디어 비바람 몰아치는 하코네산을 넘기 시작했다
인정머리 없는 하코네 오후 5시. 호수, 산림, 온천을 골고루 갖춘 일본의 유명 관광지인 하코네에 도착했는데 산악 지역이라서 그런지 일찍 어두워졌다. 숙소를 알아보려고 서둘러 관광안내소에 들어가니 막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곳은 유명 관광지라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당일 숙박하기 어려운데 다행히 남풍장 호텔에 빈방이 하나 있습니다.” “네, 감사
최광철 여행작가
일본 열도 횡단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⑲이케다 상, 고마워요
일본 열도 횡단9월 13일. 10시 45분 중국선양공항을 이륙한 NH 926편 아나항공은 오후 2시 50분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대합실 문을 나서자 피켓을 들고 서 있던 이케다 상이 먼저 우리를 알아봤다. A4 용지에 마중을 잘못 기재한 듯 ‘마증’이란 표기가 재미있다. “안녕하세요?” “오하요 고자이마스.” 서로 상대국 말로 인사를 나눴다. 공
“선양국제공항까지 자전거 두 대를 싣고 갈 차량을 구하려고 합니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⑱후루다오 시청 민원실에 가서 물어보자
다음 날 아침. 프런트에 내려가 요점을 적은 번역기를 보여줬다. “선양국제공항까지 자전거 두 대를 싣고 갈 차량을 구하려고 합니다.” 여직원은 우리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는 이해하는 눈치다.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옆자리 동료한테 물어도 보고, 칸막이 뒷자리 직원들과 상의도 해 본 결과 방법을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흐음, 그럼 어쩌지? 경찰서에 가
무한 친절 자전거 가게 아저씨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⑰“아닙니다. 그냥 가져가세요”
무한 친절 자전거 가게 아저씨 9월 9일. 후루다오시 시청과 각급 공공 기관이 양옆으로 늘어선 용만대로에 위치한 중화상무 대주점에 여장을 풀었다. 이제 한 달이 훌쩍 지나 중국 음식에 서서히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마트에 들러 라면을 샀다. 때로는 식당에서 메뉴판의 사진만 보고 주문했다가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문할 때 ‘샹차이 넣지 말아 주세
시내 전체가 아수라장이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⑯쑤이종현·후루다오 가는 길
9월 7일 월요일 8시. 친황다오시를 떠나 90km 떨어진 환쭝현까지 가는 길,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마을 공터에 모여 카드놀이 하는 모습이 보인다. 도로 포장 공사로 한쪽 차선만 운행하느라 차량이 많아 힘겨운 여정이다. “안녕하세요? 어디 가세요?” 도중에 단체 자전거 여행자들을 만났다. “후루다오에서 텐진까지 가는 중이에요. 어디서 오셨어요?” “예
석탄가루 휘날리며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⑮친황다오 가는 길
석탄가루 휘날리며 9월 5일. 루룽현을 떠나 친황다오로 가는 길은 고개가 많고, 대형 화물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온갖 잡동사니가 도로 위에 널려 있어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게다가 석탄을 실은 차량들이 덮개를 제대로 덮지 않아 가루가 바람에 휘날리며 우리를 하루 종일 괴롭혔다. 눈이 몹시 따가워 잠깐씩이라도 꾸욱 감았다가 뜨기를 반복했지만 눈
정겨운 만두집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⑭싼허시 가는 길
정겨운 만두집 9월 2일. 베이징을 떠나는 날 새벽부터 비가 내려 우비를 꺼내 입었다. 빗물이 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챙 달린 모자를 쓰고 그 위에 헬멧을 푹 덮어 썼다. 도로 갓길 중간중간 고여 있는 물웅덩이의 깊이를 알 수 없고, 혹시 하수도 뚜껑이 열려 있지는 않을까 걱정됐다. 차들이 과속으로 지나치며 아랑곳하지 않고 흙탕물을 튀겨댔다. 중국인들은
아름다움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자전거 보헤미안이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⑬주소가 잘못된 걸까?
8월 30일. 만리장성을 찾아 나섰다. 지구촌에 건설된 수많은 인공 구조물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한 성. 자전거를 타고 성에 올라가 볼까 생각해 봤지만 참아야 했다. 만리장성은 TV를 통해 대충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가 보면 어떤 느낌일까? 지하철 2호선 지수이탄역에 하차해 5분 정도 걸어가니 그곳으로 가는 버스 터미널이 보였고, 버스는 승객
중국인민항일전쟁 기념관에서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⑫베이징 우체국 직원에게
중국인민항일전쟁 기념관에서 8월 27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예약한 이비스 베이징 다청로드 호텔을 찾아가려고 바이두 맵에 주소를 입력하려고 하니까 잘 안 된다. 영어로 입력해도 안 되고, 지도상에 이비스 호텔 건물 표시도 찾을 수 없었다. 한참 동안 노상에서 스마트폰을 주무르고 있는데 마침 한국에서 2년간 어학연수를 받은 젊은 여성을 만나 물어보니 바이두
허젠시도 한류 열풍이 거센 모양이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2] ⑪추니가 갑자기 대열에 동참해 양팔을 휘두르며 춤을 춘다
하루 더 허젠시에서 묵기로 하고 모처럼 여유롭게 시내 거리를 나왔다. 중심가에 들어서니 현대식 고층 건물에 최신식 실내 조경과 예술미가 서울 한복판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면 도로에 들어서면 문명의 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엇! ‘치킨 커플’ 낯익은 한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치킨이라면 닭고기 요리를 하는 집일까? 추니가 좋아하는 ‘치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