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4일 0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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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없는 강, '꽃'은 누구에게 투표할까?
[꽃산행 꽃글·23] 봄은 어떻게 오는가, 가을은 어떻게 가는가
봄은 우리에게 어떻게 올까. 봄을 맞이하는 각심은 서로에게 한 가지씩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일간 신문들은 으레 농부가 소를 몰고 쟁기질을 하는 사진을 1면에 싣는 것으로 바야흐로 천하에 봄이 충만하였음을 알린다. 그리고 땅심을 돋우는 데 경운기보다는 쟁기가 최고
이굴기 출판인
세상의 매운탕 한 그릇
[꽃산행 꽃글·22] 백암산 사자봉에 오르다
백암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사자봉으로 오르는 길이었다. 백암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그 이름을 얻은 백양꽃은 못 볼 줄 알았다. 계절이 벌써 저무는 가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안간힘을 다해 피어난 꽃을 만날 수 있는 건 행운이었다. 산 초
"내 전생은 밝은 달, 매화는 언제 될 수 있을까"
[꽃산행 꽃글·21] 논두렁에서 내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전생(前生)과 전신(前身)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오늘 아침 나는 밥을 먹었다. 밥의 전신은 쌀이다. 쌀은 벼에서 나온다. 사과가 사과나무에 달리는 것처럼 쌀도 쌀나무에 달리는 줄로 아는 아이들도 있다. 도시에서 나고 도시에서만 자란 경우라면 전혀 이해가 안 가는 바도
하늘로 방생한 명태는 어디로 갔는가?
[꽃산행 꽃글·20] 가을 깊은 산에서 더 깊은 곳으로…
개천절 연휴였다. 파라택소노미스트의 마지막 꽃산행이 가평의 유명산에서 있었다. 단풍이 들면 꽃들은 이제 더 피어나지 않는다. 꽃은 잎과 다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을 기약하며 안으로 침잠하는 시간을 갖는 야생화들. 이제 슬슬 퇴장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단풍
그 많던 매미는 다 어디로 갔을까?
[꽃산행 꽃글·19] 인왕산의 매미 소리
문득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매미 소리 없는 여름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올 여름을 그렇게 달구었던 매미 소리가 한꺼번에 종적을 감춘 것이다. 언제 매미가 일제히 사라졌을까. 그렇다면 이젠 여름도 간 것일까. 왜 매미 소리는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
설악산에서 만난 부처, 전생의 인연을 말하다!
[꽃산행 꽃글·18] 설악반가사유상을 만나다
한계령 아래 한계리 마을에서 민박을 했다. 파라택소노미스트 교육 과정의 가을 학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부자리 펴놓은 뒤 별 구경하러 마당에 나왔더니 별은 보이지 않고 초승달이 하늘을 몽땅 장악하고 있었다. 시퍼런 달은 설악산을 지나 점봉산을 지나 강원도의 밤 한가
태풍 무이파가 안겨준 뜻밖의 선물
[꽃산행 꽃글] 태풍 뒤에 걸은 지리산 둘레길
세력에는 종류가 많다. 주먹 세계에도 세력이 있다. 그런가 하면 아무리 주먹 쥐어도 잡히지 않는 바람의 무리에도 힘 쎈 놈이 있다고 한다. 남녘에서 그 세력이 몰려온다고 했다. 점차 위력이 대단해진다고 했다. 이름도 독특했다. 무이파라 했다. 태풍이었다. 저 아랫녘에
아파트에 절대로 없는 이것은…
[꽃산행 꽃글·16] 외가 뒤안에서 추억과 풀들을 만나다
서울에 살면서 아파트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은행이나 무슨 기관에서 달라는 서류 중에 주민등록초본이 있다. 그 초본에는 나의 현주소뿐만 아니라 솥단지 걸고 아내와 살림을 차린 이후의 행적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돌이켜 보면 나는 거미줄에 걸린 나방처럼 아파트
비 맞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원하는 이들은…
[꽃산행 꽃글·15] 비오는 날, 화분에 담긴 식물들을 생각하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높낮이도 고려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골고루 왔다. 너무 많이 오는 비이다 보니 비가 오지 않는 곳에서도 비가 왔다. 지하철 구내에도 물기로 흥건했다. 엘리베이터 안에도 우산이 물어온 빗물로 번들거렸다. 현관도 마찬가지였다.
쥐와 나의 공통점…"우리는 '기생' 동물!"
[꽃산행 꽃글·14] 자생하는 식물, 기생하는 동물
서울대학교에서 한시를 가르치다가 정년퇴직한 이병한 선생이 엮은 <하루 한 수 한시 365일>(궁리출판 펴냄)은 매일 하루 한 수씩 읽도록 편집된 책이다. 나는 읽은 것으론 조금 부족해서 가끔 짬을 내어 임서(臨書)해 보기도 한다. 4월 5일치의 한시는 이백의 너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