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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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도, 시집간 딸도 잇는 질긴 칡넝쿨
[꽃산행 꽃글·73] 울릉도에서 만난 칡넝쿨
꽃이라고 하면 주무시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분들이 있다. 대구야생화연구회의 회원들이다. 이들이 1년에 서너 번 먼 산행을 하는데 이번 여름에는 울릉도행이다. 어쩌다 인연이 닿아 나도 그 말석에 따라 붙기로 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나로서는 동대구역에 9시, 포항에는 1
이굴기 출판인
"호박꽃도 꽃이냐고? 아니, 우주의 중심이지!"
[꽃산행 꽃글·72] 최근 밥상에서 만난 식물 몇 가지
심심하게 세월을 견디며 늙어가는 호박. 호박꽃도 꽃이냐, 라고 어리석게 말할 때의 그 호박. 강화도에서 텃밭을 일구는 친구는 호박밭을 헤매다가 호박을 발견할 때의 경이를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다른 어떤 열매는 그렇지 않은데 유독 호박만이 그렇다고 했다. 참 아무
산에서 만난 '박쥐떼', "상상을 초월한 저 디자인!"
[꽃산행 꽃글·71] 최근에 만난 나무 몇 그루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광화문 교보문고 앞을 지나다가 저 글귀를 보는데 하필이며 탱자나무가 떠올랐다.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 마을. 국민학교로 가는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었고 집으로 가는 골목에는 탱자나무가 있었
산에서 만나는 가장 흔한 식물은? ○○○!
[꽃산행 꽃글] 조릿대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서
산에서 가장 흔히 만나는 식물은 무엇일까. 식물에 관한 한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를 벗어난 주제에 무식하게 용기 내어 의견을 밝힌다면 아마도 조릿대를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조릿대는 어느 산, 어느 골짜기에나 무성하다. 산에 들어섰다가 조릿대 한번 안 보고 빠져나올
앵두 같은 입술, 첫사랑의 헛헛함 혹은 아련함
[꽃산행 꽃글] 설악산 중턱 산앵도나무 그늘에서
앵두라는 말 한 번 안 들어보고 자랄 수 있겠나. 앵두, 앵두, 앵두. 그렇게 발음하면 예쁘게 폭 파이는 볼우물에 시선이 푹 꽂히듯 어쩐지 그 말 속으로 두근거리는 마음이 퐁당 빠져드는 것 같다. 자두나 복숭아 혹은 포도 아니면 사과 또는 딸기 같은 입술이라고 하면 어쩐
국정원의 '민들레'부터 이제하의 '모란동백'까지
[꽃산행 꽃글] 꽃을 주제로 한 대마도 여행 전말기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지난 6월 초. 현충일과 징검다리 연휴를 맞이하여 대마도 꽃산행을 떠났다. 출렁이는 배를 타기 전 들를 곳이 있었다. 풍랑이 심하지는 않다지만 얼핏 멀미에 대한 가벼운 걱정이 일어났다. 먼 길 떠나기 전 배낭끈과 신발 끈을 조이듯 몸을 추려야 했다
지게에 대한 명상
[꽃산행 꽃글] 경주에서 떠오른 '개주'의 기억
국어대사전에서 '지게'에 대한 항목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풀이가 나온다. "사람이 등에 지고 그 위에 짐을 실어 나르도록 만든 한국 특유의 운반 기구. 두 개의 가지 뻗은 장나무를, 위는 좁고 아래는 벌어지게 나란히 세운 다음, 그 사이에 세장을 가로질러 사개
엉겅퀴 모텔의 밀회
[꽃산행 꽃글] 진도를 가다
요즈음 한창 피어나는 엉겅퀴 꽃은 보랏빛. 대궁이 돌올한 게 훤칠한 사내장부 같다. 실제로 개체 수도 많기도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어디에서나 눈에 잘 띈다. 엉겅퀴의 잎은 가시가 날카롭다. 생활력 강한 억센 사내의 두툼한 손등이요 손가락 같다. 꺼칠꺼칠하다. 그 주위
호자나무 빨간 열매를 보았다
[꽃산행 꽃글] 다시 방문한 대마도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서 대마도 식물 탐사를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대마도 꽃 산행이었다. 다테라산(龍良山, 559미터)을 오르는 길. 대마도는 섬이라도 인적이 드물어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다. 요란한 등산객이라곤 우리 같은 관광객들뿐. 생업에 바쁜
설악산 귀때기청봉, 우화등선이 부럽지 않다
[꽃산행 꽃글] 설악산 귀때기청봉에서의 꽃향기 잔치
그곳까지 다 오른다고 해서 하늘로 오를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라 해도 이른 새벽 한계령에 도착해서 부슬부슬 안개를 몸에 두르고 설악산 위 저 끝 간 데를 올려다보니 '우화등선(羽化登仙)의 한 자락을 흉내 낼 수도 있겠구나' 욕심을 부려보고도 싶어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