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0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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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13>
중심 없는 중심들 ②
계미(癸未), 양력으로 1월 1일, 정월 초하루다.촛불시위가 지금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광화문과 전국 각처에서 수수만 명이 밤마다 촛불을 켜들고 소파(SOFA), 즉 미주둔군 지위에 관한 한미행정협정의 전면적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때론 미군철수 요구도 튀어나온다. 그
김지하 시인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12>
중심 없는 중심들 ①
오늘이 4336년(2003) 양력 정월 6일이다. 계미(癸未)년이다.탈고한 지난 해 8월 7일 이후 다섯 달이 지났다.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과 《월간중앙》에 이미 발표된 1부, 2부의 오탈자 바로잡기와 약간의 문맥 변경만 남기고 3부의 교정이 오늘 다 끝났다. 지난 다섯 달 사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11>
만해
시집 《화개》에 이어 실천문학사는 나의 사상전집 3권을 다음달에 출간할 예정이다. 그런데 며칠 전 놀라운 소식이 내게 날아들었다. 창작과비평사가 주관하는 만해(卍海)문학상을 나의 《화개》에 주기로 결정했다 한다. 지용문학상에 이어 또 만해문학상이라니! 이것은 어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10>
붉은악마
처음엔 뜨악했다. 왜 하필이면 붉은색이며 또 왜 하필이면 악마란 말인가? 깊이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기발한 것, 자극적인 것, 모난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 나름의 해프닝쯤으로 여겼다.듣자하니 기독교쪽에서는 악마라는 용어에 대해 항의했다 한다. 또 늙은 축에선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09>
지용
나의 시 〈백학봉(白鶴峰)〉에 지용상(芝溶償)이 결정되었다.지용이 누구던가?근대 백 년에 가장 뛰어난 시인이다.나에게 열여섯부터 이른바 문학이라는 것을 가르쳐준 이가 중동학교의 국어교사였던 이인순 선생님이신데, 그이의 이대 국문과 스승이 바로 지용이시었다.나는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08>
묵란전
김민기, 김영복, 김영동 등 여러 아우들이 서로 의논이라도 한 듯 차례차례로, 혹은 한꺼번에 계속 조르기 시작한다.회갑기념으로 난초전시회를 열자는 것이다. 봄부터 치기 시작해서 작품을 만들면 초겨울에는 충분히 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아내가 더 걸작이다. 지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07>
회갑
나는 몰랐다.내가 어느새 환갑이 되었는가?나는 내 생일조차 기억 못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우들이 어느새 내 생일까지 기억하고 그날 오전에 '개벽'이라는 불고기집에서 밥상을 차려놓고 나를 불렀다.김민기, 채희완, 김영동, 임진택, 임정희, 유재찬, 이광모, 김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06>
순례(巡禮)
작년 초부터 아내와 나는 한달에 한번씩 전국의 명산대찰(名山大刹)을 순례하고 하루이틀 정도 거기 묵어서 오기로 했다. 명산과 대찰의 크고 맑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함이다.그중에도 큰 사찰이면 대웅전 뒤꼍 어디쯤에 반드시 모셔놓은 자그마한 삼신각(三神閣)이나 칠성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05>
역(易)
아내는 토지문화관에서 한달에 두 번씩 도원 유승국(道原 柳承國) 선생의 주역강의를 연세대 매지리분교 철학과의 특강형식으로 개설하였다. 나는 그 강의에서 꼬박꼬박 주역의 기초를 배우고 주역 속에 숨겨져 있는 정역의 예감을 읽는다. 놀라운 것은 유선생님이시다. 팔순
김지하 회고록 '나의 회상, 모로 누운 돌부처' <304>
아내에게
페미니즘이라는 유행어를 쓰고 싶지는 않다. 또 거기에, 그 반열에 끼일 사람도 못 된다. 아내의 일은 바로 이제껏 내가 하고저 했던 일이어서일 뿐이다. 후천개벽 말이다. 후천개벽만이 아내의 일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사'는 그이기 때문이다. 그의 일, 그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