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법안 6월 처리는 가능할까?
노사정은 최근 두 차례 비공식-비공개 노사정 실무회담이 열고, 비정규법안 6월 처리를 두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지난 4월 국회때와 마찬가지로 6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 여부와, 합의 내용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사정 실무회담 시작**
14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사정은 지난 10일과 13일 두 차례의 노사정 실무회담을 가졌다. 두 차례의 실무회담은 지난 4월 회담과 달리 국회가 아닌 여의도 모 음식점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각각 비공개로 열렸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노사정 모두 회담 내용에 대해 비공개로 하자는 데 동의했다"며 "회담 초반부에 회담 내용이 잘 못 전달돼 혼선과 오해를 야기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 내 노사정 실무회담은 앞으로도 공식 협상보다 비공식 협상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4월 11차례 걸친 실무회담에서 '나올 얘기는 다 나왔다'는 판단을 노사정 공히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정규법안, 6월 합의처리 불투명**
한편 6월 노사정 실무회담의 또다른 특징은 4월 당시에 비해 '합의 처리'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법안 처리 시점은 올해 하반기가 아니겠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합의 처리' 회의론이 강하게 대두되는 이유는 4월 논의에서 노사정 각 진영이 최대 양보치를 제시했음에도 각 진영의 이견차가 컸기 때문이다.
4월 논의에서 노사정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 법률 개정안 중 파업업종의 포지티브 시스템 유지, 동일노동동일임금 명문화, 위법행위에 대한 사용자입증책임 등에는 일정 이견 접근을 이뤄 냈지만,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기간 만료 후 고용보장 문제 등에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경영계가 노사정 실무회담 최종 결렬 직후인 지난달 17일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 회의를 열어 '조건부 논의 참여'(정규직 경직성 완화 전제 없는 교섭 무의미)를 선언, 사실상 교섭 자체를 전면 거부하고 나선 것도 추가 논의에 대해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노총도 6월 처리에 회의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표면적으로는 6월에 최대한 공세적으로 교섭을 요구, 합의처리를 유도한다는 기본방침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6월 강행 처리를 저지하고 법안을 올해 하반기로 넘겨 총력 대응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진행되고 있는 비공식 실무회담은 6월 처리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상호 입장을 확인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여당이 6월 강행 처리를 하지 않는 이상 6월 처리는 매우 불투명 한 셈이다.
***한국노총, "6월 합의 처리 하고 싶지만..."**
한편 6월 처리 여부의 주요한 변수로 한국노총의 역할론이 언급되고 있다. 지난 4월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당초 정부법안을 대폭 노동계 쪽으로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노총이 6월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에 따라 6월 처리 여부가 가늠된다는 지적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6월 처리 방침을 내부적으로 갖고 있지만, 노동계 파트너인 민주노총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 법안 정국에서 양대노총 공조를 유지하기로 한 만큼 민주노총과 이견을 보이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한 최근 잇따른 비리로 일대 조직 위기를 맞은 내부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6월을 넘겨 비정규 법안을 하반기까지 끌고가면, 노동계에 불리하면 불리했지 조금도 유리할 일은 없다"며 "민주노총이 all or nothig 개념으로 (법안 처리에) 접근하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노총 일각에서는 민주노총과 공조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6월에는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목소리가 공론화되기 전에 민주노총과 최대한 이견을 조율할 것"이라며 "6월 처리는 민주노총이 어떤 마음을 먹는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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