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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에 든 촛불, 인디언의 기우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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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에 든 촛불, 인디언의 기우제가 되길…"

KTX 승무원 파업 1주년 기념 문화제 열어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합니다. 인디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라네요. 우리 KTX 승무원들도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촛불집회를 하면 반드시 이뤄질 수 있겠지요?"

지난 1일로 파업 1년을 넘긴 KTX 승무원들이 9일 서울 광화문에서 1주년 기념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승무원들은 어느덧 열 아홉 번째를 맞은 자신들의 촛불 집회가 반드시 비를 몰고 온다는 인디언들의 기우제가 되기를 조용히 소망하고 있었다.

채 봄이 오기도 전인 지난해 3월 시작한 파업이었다. 철도노조와 함께 파업에 들어갔던 승무원들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중단한 이후에도 외로이 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파업을 벌여 왔다.

이날 1주년 기념 문화제에서는 지난 1년 간의 세월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3월 파업 이후 서울역사 안에서의 농성, 불법파견 판정을 앞둔 민세원 지부장의 삭발, 노동부의 적법도급 판정 이후 승무원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의 활동.

지난 세월들을 돌이켜보는 승무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한숨, 그리고 회한이 겹쳐졌다.

"애벌레가 오랜 기다림 끝에 나비가 되듯…돌아가야 할 그곳으로 꼭 돌아가겠다"
▲ ⓒ프레시안

마침내 승무원들은 부산 승무지부의 박미경 조합원이 읽어내려가는 편지를 듣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미경 조합원은 이날 KTX 승무원들의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에서 "처음에는 입사 후 2년 간의 일들이 너무 억울해서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정당한 것을 그렇지 않다고 억지를 부리는 그들이 미워서, 그리고 이제는 진실은 손바닥으로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어서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처음 배낭을 메고 나올 때 걱정하시던 모습, 못난 딸들을 위해 전단지를 나눠주시며 애쓰시던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시려오지만, 아직 정의라는 단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할 것 같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 속에서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하듯이 승무원들도 그 긴 기다림 후에 나비가 될 것을 믿는다"며 "지름길 말고 바른길로만 가는 자랑스러운 나비가 되어 돌아가야 할 그곳으로 꼭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KTX 승무원들은 최근 새로 바뀐 철도노조 집행부와 함께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엄길용 신임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촛불집회에서 "지난 1년 간 안해 본 것이 없지만 1년이 지난 아직도 마찬가지다"라며 "새 집행부가 들어선 지 열흘 남짓이지만 너무 중요한 사안인만큼 투쟁하려 한다"고 밝혔다.

민세원 "올 상반기에는 결실 맺었으면…"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만난 민세원 지부장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간이 10년 같기도 하고 하루 같기도 하다"고 회고하며 "올 상반기에는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 지부장은 "KTX 승무원의 문제는 여성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노동자의 모든 문제를 다 갖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잘못된 정부 방침을 시정할 수있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에게도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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