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 해상에서 전복돼 3명의 사상자와 2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김 양식장 관리선 사고와 관련, 관리선의 '모선(母船)'인 다빈호에 설치된 '선박 위치발신장치(V-PASS)'가 고의적으로 꺼놓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5시 30분 군산 무녀도 1구에서 선원 10명을 비롯해 관리선 2척과 함께 출항한 다빈호의 'V-PASS'를 분석한 결과, 이 장치는 고장이 난 것이 아닌 일부러 작동을 멈추게 해 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25일 다빈호를 무녀 1구로 옮긴 뒤 'V-PASS' 작동 여부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를 벌여 이같이 확인했다.
다빈호의 최종 입출항 기록이 남아 있던 시기는 지난 7월 29일(또는 30일)이 마지막이었다.
7월 29일 이전에 입출항을 한 모든 기록이 남아있던 다빈호는 이날 이후의 입출항 기록은 전무했다.
이에 따라 다빈호는 약 4개월간 'V-PASS'를 고의로 꺼놓고 해상에 수시로 작업을 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김 양식장 작업이 주로 9월부터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빈호는 최소한 3개월 동안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해경 관계자는 "다빈호의 선장이 현재 실종 상태이기 때문에 'V-PASS'를 왜 꺼놓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지만, 해경은 기상 상황에 따른 출항제지를 피하기 위한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관계자는 또 "'V-PASS'는 소유자의 개인장비로 분류돼 있어 해경 등 관계기관이 강제할 수는 없다"며 "장치가 작동되지 않으면 관계기관을 통해 수리 서비스를 의뢰하는 정도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복사고 관리선의 모선인 다빈호에는 사고 출항 당일 모두 10명의 선원을 태우고 출항한 뒤 5명의 선원은 또다른 관리선으로 입항했으며, 나머지 선원 5명이 실종돼 러시아 선원 2명은 구조되고, 한국인 선원 1명은 사망, 한국인 선장과 선원 등 2명은 현재까지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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