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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카키의 강풍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⑭기대의 대가
다음 날 아침, 테카포 호수에 손을 담갔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옥색이 손끝에 진하게 물들었다. 9시 반, 테카포 캠핑장을 나와 푸카키 호수(Lake Pukaki)로 향했다. “어제 봐둔 길이 있어요. 날 따라오세요.” 인천 총각이 모처럼 앞장섰다. 출발 10분도 안 돼 찻길을 벗어나 샛길로 접어들었다. 언덕을 조금 내려가자마자 넓은 광야가 펼쳐지고 저
최광철 여행작가·방송인
2019.04.16 07:55:03
테카포의 별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⑬기대의 대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이름난 테카포 호수(Lake Tekapo)는 어떤 모습일까. 본래 이곳은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살고 있었는데 유럽인들이 이주해와 호숫가에 목장을 만들고 양을 키워왔다고 한다. 테카포 지역은 뉴질랜드의 다른 어느 곳보다 일조량이 많고 따뜻할 뿐 아니라 공기가 맑고 밤 시간에 빛 공해가 없어 천문 관측하기 좋은 곳으로도 소문난
2019.04.11 00:40:32
앗! 사고다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⑪기대의 대가
가파른 내리막길에 추니가 200미터 앞서고, 만능 키님은 300미터 정도 내 뒤를 따라왔다. ‘엇, 왜 그러지?’ 앞서 가던 추니가 멈췄다. ‘아니, 길가에 누군가 쓰러져 있잖아. 설마 우리 일행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순간 애써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얼른 와보라’는 추니의 손짓이 거칠었다. 다가갈수록 선명해지는 춘천댁의
2019.03.27 13:38:52
페얼리 가는 길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⑩기대의 대가
1월 8일. 에코 로지를 떠나 남서쪽 페얼리(Fairlie)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72번 아룬델 로드(Arundel Rd)를 따라 달리다가 79번 메인 노스 로드(Main North Rd)에 접어들자 오챠드 카페(Orchard Cafe)가 눈에 띄었다. 누가 먼저 얘기를 꺼낸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카페 정문에 멈췄다. 남 섬에서 라이딩 하면서 도로변 카
2019.03.20 10:53:48
에코 로지의 벽난로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⑨기대의 대가
나는 일행과 함께 필 포레스트 로지 정문을 나와 에코 로지 숙소를 찾아 핸들을 돌렸다.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도로변 작은 레스토랑에 ‘OPEN’이라고 쓰인 형광판이 눈에 띄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고 너무 반가웠다. 이토록 작은 마을에 늦게까지 문을 연 식당이 있다는 게 의외였다. 자전거 여섯 대가 레스토랑 마당을 꽉 채웠다. “영업 중이신가요?” 나
2019.03.13 00:04:25
뚱보 거인과의 인연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⑧기대의 대가
2019.03.07 09:00:55
빵 한 조각만 주세요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⑦첫 출발, 뒤뚱뒤뚱
차량이 많은 1번 국도를 피해 톰슨즈 트랙(Thompsons Track)을 달렸다. 바둑판같은 캔터베리 평원의 도로는 두세 시간씩 계속 직진이다. 사방 끝도 보이지 않는 들녘은 온통 초지다. 구릉지 한가운데 생뚱맞게 서있는 한 그루의 나무는 초지를 개발하면서 경관 목적으로 남겨놓은 것 같았다. 길게 줄지어 바람에 활처럼 휘어진 30미터가 넘는 미루나무들이
2019.02.27 02:19:16
첫 캠핑장, 라카이아 홀리데이 파크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⑥첫 출발, 뒤뚱뒤뚱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를 벗어나 캔터베리(Canterbury) 평원을 50킬로미터쯤 달리자 길이 1킬로미터가 넘는 일방통행 라카이아 강(Rakaia River) 다리를 만났다. 일행이 건너는 동안 교량 반대편에 한참 동안 대기하고 있던 여남은 대의 차량 운전자들이 차창 밖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응원해줬다. 고맙고 미안했다. 라카이아 강은 만년설이 쌓여있는 서던
2019.02.20 01:21:21
치치 언니네 집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④첫 출발, 뒤뚱뒤뚱
1월 3일 오후 4시. 인천 국제공항을 이륙해 3시간 후 중국 광저우 공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뉴질랜드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대합실에서 5시간을 대기했다. “아이구, 여기 좀 드러누워야겠다.” 추니가 가방을 베개 삼아 대리석 맨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창밖에 뿌연 조명등을 달고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공항 장비들이 지루함을 더했다. 나는 밀크 사탕
2019.02.01 00:11:48
첫 만남, 닉네임 호칭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②의기투합
9월 10일 이른 아침,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앙선 반곡역사는 시골 마을 회관처럼 정겹다. 대합실엔 원주 지역 작가들의 풍경 스케치가 벽면을 가득 채웠고, 낡은 건물은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늙은 벚꽃 나무에 묻혔다. 무궁화 열차는 간현 관광지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물놀이하는 애들과 텐트촌을 영화처럼 빠르게 스치며 서울로 달렸다. “오늘 몇 명 참석해요?”
2019.01.16 08:3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