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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자전거 여행을 마치며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㉞여행의 끝자락
달청 팀은 2017년 1월 3일 인천 공항을 출발해 47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월 18일 15시 15분에 귀국했다. ‘출발한 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그렇게 지났느냐.’는 SNS 친구들의 글을 읽었다. 하지만 처음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 내리던 날을 되돌아보면 몇 년 지난 느낌이 든다. 이번 뉴질랜드 자전거 여행은 남 섬 크라이스트처치를 출발해 최고봉 쿡 산
최광철 여행작가·방송인
2019.08.28 07:09:45
차 한 잔의 회고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㉝여행의 끝자락
2월 17일 뉴질랜드의 마지막 날 아침. 오클랜드 민박 집 커튼을 여니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아침 먹고 평소와 같이 다 함께 식기를 싱크대로 가져가 네 일 내 일 할 것 없이 설거지하고 마른 행주로 닦았다. “차 한 잔 하시죠. 모두 블랙이지요?” 만능 키가 바리스타를 자청했다. “드디어 오늘 뉴질랜드를 떠나요. 아쉬워요.” 추니가 말을 이었다. “생각보
2019.08.28 07:03:06
오클랜드 스카이 타워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㉜여행의 끝자락
오클랜드가 가까워지면서 길이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웰링턴으로 수도를 옮긴 1865년까지는 이곳 오클랜드가 수도였다. 지금도 뉴질랜드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50만 명이 살고 있는 최대 도시다. 나는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내 구글 지도를 확인해야만 했다. 그 때마다 뒤따르는 일행도 같이 멈췄다. 크라이스트처치 출발 직전에
2019.08.21 12:56:15
입 푸른 홍합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㉛성숙한 동행
2월 4일. 보웬 타운(Bowen town)을 떠나 1번 국도에 들어서자 고갯길이 연이어 나타나고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경사가 심한 고개는 안장에서 내려 끌고 올라갔다. 도로는 1미터 남짓 갓길이 있었지만 노면이 울퉁불퉁한 데다 대형 차량들이 굉음을 내며 고속 질주 하고 있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어쿠.” 만능 키가 넘어지는 모습이
2019.08.14 08:00:08
진정한 낚시꾼은 고기를 잡지 않아요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㉚성숙한 동행
2월 3일. 보웬 타운(Bowen town) 홀리데이 파크에 도착하자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텐트는 안 되겠어요. 혹시 캐빈에서 잘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게 어때요.” 만능 키가 말을 꺼내자 모두들 기다렸다는 듯이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16호실이고요, 더블베드 1개. 2층 침대입니다.” 그나마 빈 방이 있는 게 다행이었다. “오늘은
2019.08.07 13:20:02
레드우드 트레일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㉙성숙한 동행
다음 날 로토루아 산악자전거 트레킹 코스를 찾아 시내 외곽 10킬로미터 떨어진 레드우드(Red Wood) 산악자전거 트레일을 찾아 나섰다. 아름드리 낙엽송이 가득 찬 야트막한 산 입구에 들어서자 관광객들이 10미터 높이의 공중에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연결한 출렁 다리인 ‘우드 트레일(Wood trail)’ 로프를 양손으로 붙잡고 아슬아슬 건너고 있었다. 산
2019.07.31 08:00:12
불의 도시, 로토루아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㉘성숙한 동행
저녁에 로토루아(Rotorua)에 도착해 캠핑장을 찾아갔는데 관리인이 퇴근하고 없었다. 관리실 창문에 쓰인 안내에 따라 비용은 나중에 지불하기로 하고 우선 텐트를 쳤다. 로토루아의 아침 캠핑장은 을씨년스럽고 톡 쏘는 유황 냄새로 낯설었다. “텐트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어요.” 텐트를 나오면서 만능 키가 말했다. “아니 왜요?” 영문을 몰라 물었다. “땅바닥
2019.07.24 10:15:54
웰링턴 리무타카 트레일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㉗성숙한 동행
다음 날. 웰링턴 시내 구경을 나섰다. 뉴질랜드의 수도이고, 최대의 무역항치고는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였다. 웰링턴만으로 둘러싸인 좁은 매립지에 시가지가 형성되다보니 지역이 좁아 넓은 시가지를 형성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주거지는 언덕 위 숲속에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관광 안내 센터에 들러 웰링턴의 대표적인 자전거 길인 리무타카 사이
2019.07.17 14:32:28
독일 자전거 여행가의 만남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㉖성숙한 동행
남 섬 픽턴(Picton)에서 북 섬 웰링턴(Wellington)으로 가는 페리는 저녁 6시 45분에 출발한다고 같은 버스를 탄 한국인 여행객이 알려줬다. 페리 예약을 하지 않아 픽턴에서 하룻밤 묵고 가려고 했는데 잘하면 오늘 밤에 북 섬으로 건너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오늘 꼭 북 섬으로 건너가서 해야 할 일도 없고,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2019.07.11 13:40:49
트레일러 캔 낫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㉕성숙한 동행
출발 15분 전. 8시 정각에 픽턴 가는 인터 시티 버스가 도로변 승강장에 도착했다. ‘앗!, 큰일이다.’ 어디서 나타났을까. 엄청 큰 배낭을 짊어진 백패커들이 대합실에 꽉 들어찼다. 버스 기사님이 대합실에 들어서자마자 의자에 올라서서 대기하고 있던 승객들을 향해 뭔가 안내 사항을 얘기하는데 나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과연 자전거를 실을 수 있을
2019.07.03 11:3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