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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21ㆍ끝>
구름도 나무들도 풀들도 흐르고 있었고 길도 흐르고 있었다. 모두 흐르고 있었다. 나도 그들과 함께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흐르며 오래도록 흐르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보다 그리워졌다. 결코 그리워질 것 같지 않던 내 삶이 사무치도록 그리웠다.
최창남 작가
2008.05.09 08:02:00
깊은 숲 맑은 호수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20>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하)
우리는 Trail Ridge Road를 벗어나 Bear Lake Road로 접어들었다. 열린 차창으로 만년설을 이고 있는 로키 산의 서늘한 기운이 들어왔다. 깊은 숲과 호수들을 지나오며 서늘해진 바람들이었다. 바위와 흙과 작열하는 태양과 타버린 나무들만이 머물던 땅 아치스(Arches) 국립
2008.05.07 07:44:00
호수 곁에서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9>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상)
아침은 눈부셨다. 하늘은 지난 저녁 보았던 Grand Lake처럼 투명하고 맑았다. 햇살은 눈부셨다. 열린 창으로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했다. 창밖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말소리들과 자동차 소리들이 들려왔다. 그 뒤로 Rocky Mountain National Park의 수려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이
2008.05.05 09:58:00
삶을 만나다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8> 아치스 국립공원 (하)
하늘은 맑았다. 얼마나 맑았던지 하늘조차도 눈부셨다. 빛났다. 아침부터 햇살은 뜨거웠다. 피부가 따가울 정도였다. 온도계를 보니 벌써 화씨 98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아침에 만나는 아치스는 어제 저녁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뭉크의 그림을 닮았던 바위들도 여느 바위
2008.05.02 08:15:00
무위의 아름다움 속에서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7> 아치스 국립공원 (상)
나는 트레일(Trail)을 구분하기 위해 세워 놓은 난간에 기대어 델리케이트 아치(Delicate Arch)를 바라보았다. 점점 심해가는 왼 무릎의 통증으로 인해 나는 아치스 국립공원 뿐 아니라 유타(Utah)주의 상징이 된 델리케이트 아치를 곁에서 바라볼 수 없었다. 노을 드리워가
2008.04.30 07:54:00
버진 강을 거슬러 오르다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6> 자이언 국립공원 (하)
자이언의 아침은 투명하도록 맑고 안온했다. 고단한 인생길에서 지친 영혼조차도 편안히 쉴 수 있었던 깊고 편안한 밤이었다. 자이언의 산하는 나를 품어 주었다. 위로했다. 세상과 달리 그곳에서는 나를 거부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는 거대한 암벽
2008.04.28 07:48:00
버진 강을 만나다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5> 자이언 국립공원 (상)
자이온(Zion)으로 가는 길 또한 가까운 듯 멀리 있었다. 끊임없이 달려도 결코 멈추어 서지 않는 사막의 황폐한 들녘들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 곁으로 산들이 들녘을 에워싸듯 첩첩이 서있었다. 어쩌면 들녘이 제 외로움 달래려고 산들을 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008.04.25 08:18:00
지난 시간들과의 조우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4> 인디언 보호구역을 지나며
눈을 떴다. 눈꺼풀이 몹시 무거웠다. 침대에 누운 채 방 안을 둘러보았다. 지난 밤 마셨던 맥주의 빈 캔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 위로 굳게 드리운 커튼 사이로 햇살이 비스듬히 스며들고 있었다. 몸을 일으켰다. 몸은 눈꺼풀처럼 무거웠다. 잠들어 있는 동행을 행여 깨
2008.04.23 07:37:00
콜로라도 강을 바라보며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3>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서 (하)
아침이었다. 커튼을 걷자 따가운 햇살이 창을 통해 들어왔다. 늦잠을 잤다. 오랜 여정으로 쌓인 피로와 지난 밤 깊도록 잠들지 않은 탓이었다. 과일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주먹밥을 만들어 숙소를 나섰다. 우리는 셔틀 버스를 타고 Desert View Drive로 내려갔다. S
2008.04.21 09:20:00
위대한 시간과의 조우
[최창남의 '흐르는 강물처럼'] <12>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서 (상)
한낮인데도 하늘이 검어졌다. 비가 오려나보다. 라스베가스(Las Vegas)를 떠나 자동차에서 주먹밥으로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실 끝에 매달린 요요처럼 길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길의 어딘가에 Grand Canyon National Park이 있었다. 낮아진 하늘 탓인지 바람이 거칠
2008.04.18 09: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