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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녘에서 만난 가을 생명들의 이야기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30>
강도 가을을 타는가.아침 산책길에 들여다보니, 강은 그새 많이 야위었다. 물은 줄고, 둑 양편의 풀들도 그 푸른빛을 많이 잃었다. 모래톱에는 못 보던 풍경도 눈에 띄었다. 사과 하나, 배 둘, 그 위에 놓인 시루떡 한 조각 그리고 종이컵 속에는 타다만 양초 한 자루. 지난
서연 농부
2004.10.08 14:24:00
달달 무슨 달? -한가위에 부치는 달 이야기!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9>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2004.09.25 09:00:00
달은 져도 하늘을 떠나지 않는다네!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8>
“유난히 감나무가 흔한 이곳, 이슬 내려앉은 붉은 감이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남 먼저 잎 지우고 붉게 드러낸 열매, 꼭대기에 까치 보시용만 남기고 거두어지면 본체만 남게 될 터였다. 때가 그러하다. 어떤 때인가.스님 한 사람이 운문 문언(雲門 文偃)에게 물었다.― 나
2004.09.17 16:03:00
“노(老)스님께서 몸을 보여 달라고 하십니다!”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7>
지금 거처하는 방의 한쪽 벽엔 ‘常樂我淨(상락아정)’이라는 글이 한 폭 걸려있다. 연전에 내 집을 찾아왔던 한 젊은 스님이 건네준 글이다. 낙관을 보니 그 스님의 사형(師兄)뻘 되는 노(老)스님이 손수 쓴 글이었다. 글 뜻이야 보는 사람이 편할 대로 새겨 읽으면 되는 것
2004.09.03 16:32:00
지율스님 "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6> 지율스님의 단식을 바라보며...
지난 18일 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우습고, 한편 참담하다. 밤을 꼬박 샜다. 원고 때문이다. 그날은 천성산(千聖山) 내원사(內院寺)의 지율스님(47)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터널공사의 중단과 환경영향평가의 재실시를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대 앞길에서 단식을 시작
2004.08.23 17:53:00
‘하얀’ 바람, ‘하얀’ 원광(圓光)을 만났을 때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5>
지난 봄, 봄빛이 깊어갈 무렵이었다. 산과 들이 부산해졌다. 윤달엔 무슨 일을 해도 부정을 타지 않고 무탈하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다보니 산에서 조상 묘를 찾아 사초를 하는 마을 사람들이 많았다. 들녘에선 또 논에 물을 가두기 시작했다. 모를 심을 때가 가까워진 까닭
2004.08.10 17:48:00
풀잠자리에 대한 회상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4>
손빨래를 하던 날 밤이었다. 달빛이 밝았다. 그러나 빨래를 하기엔 아무래도 샘이 어두웠다. 구옥의 처마 밑에 달린 외등을 켰다. 전구가 밝다보니 곧 곤충들이 몰려들었다. 나방 따위를 유인하는 유아등(誘蛾燈)이라는 게 있다. 이 외등이 그 유아등 노릇을 한 셈이었다. 무
2004.07.30 14:52:00
다시 강(江)에 대하여 - 김형(金兄)에게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3>
김형(金兄), 제 마음이 유죄(有罪)입니다. 이번 장맛비에 사념이 많았습니다. 어느 고인(古人)은 빗소리를 듣다가 “계불미기(洎不迷己)!”라고 탄식하기도 했었지요. 사념에 빠져서 “하마터면 (본래의) 자기를 잃을 뻔했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그 고인은 ‘자기’
2004.07.19 17:56:00
수류거(隨流去)와 강(江)에 대한 객담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2> 김형(金兄)에게
김형(金兄)!지난번 제 누추한 집에 오셨을 때도 걱정스럽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형의 몸이 너무 여위었습니다. 병이 아닌 줄은 압니다. 자기절제에 엄격한 형이 채식과 소식으로 자신의 삶과 공부를 다그친 결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형이 제 집 마당에 처음 들어섰을
2004.07.10 09:24:00
어눌한 생명 하나가 다시 생명을 말하네!
서연의 '농막(農幕)에 불을 켜고' <21>
인도의 전통 종교 중에 자이나교(Jaina敎)라는 종교가 있다. ‘아힘사(Ahimsa)’를 제1의 계율로 삼고 있는 종교다. ‘아힘사’의 계(戒)란, 살아 있는 모든 존재의 생명을 빼앗지 않는다는 ‘불살생(不殺生)’의 계를 말한다. 지난 4월 하순, 인도 출신의 생태운동가로 잘
2004.05.28 16: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