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6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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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홍콩 이후 중국은 어디로? 엘리트를 보라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의 엘리트 정치>
중국의 국가주석 마오쩌둥은 1962년부터 1965년 무렵까지 세 가지 고민과 한 가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먼저 고민. 첫째, 중국에서도 소련에서처럼 수정주의가 등장할 위험성에 대한 걱정이 컸다. 이를 막지 못하면 사회주의혁명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염려했던 것. 둘째, 미 '제국주의' 세력이 중국의 사회주의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변화시키려는 음모인, 이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저는 '인간'이 아니라 '인적 자본'입니다"
[최재천의 책갈피] <밀레니얼 선언>
'밀레니얼' 세대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조지W. 부시의 재임 기간 동안 태어난 미국인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인적자본'으로 길러졌다. 원제가 책의 주제를 잘 드러냈다. Human Capital and The making of millennials, 우리 제목은 밀레니얼 선언(맬컴 해리스 지음, 노정태 옮김
홀로 죽어가는 일본, 우리는?
[최재천의 책갈피] <가족 난민>
"가까운 미래에 (일본의) 시청과 같은 관공서에 '고립사 매장과'(가칭)가 신설되어 고립사로 인한 사후 대응이 일상 업무로 자리 잡게 되는 시대가 오리라 생각한다." 그럴 것이다. 고독사 혹은 고립사가 늘면 그 장례는 누가 치르게 될 것인가. 일본 이야기지만 남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이야기다. 사회보장 정책에 전제되는 가족제도가 있다. 굳이 표현하자
중국 성립 70년, '중국 자본주의'의 탄생 이야기
[최재천의 책갈피] <붉은 황제의 민주주의>, <중국인 이야기7>
중국식 표현을 빌리자면 '중화인민공화국 성립(成立)70주년'이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번역한 우리식 표현은 '건국'이 아니라 '수립'이라는 게 흥미롭다. 독일 사람들이 통일과정에서 사용했던 농담이 하나 있다. "독일사람 칼 마르크스의 유산을 동서독은 어떻게 분배했지?" "서독은 자본론을, 동독은 공산당 선언을 가져갔어." 마르크스의 어머니가 이렇게 불평했단다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할 이들에게 편지 한 통 남기다
[최재천의 책갈피] <죽음의 에티켓>
가족들과 이별이 시작된건 한참 전이다. (양)아버지께서 맨 먼저 돌아가셨다. 다음으로 (친)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얼마 전에는 동생이 나를 앞질러 세상을 떴다.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오리라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죽음이라는 본질을 회피하려 든다. "인간은 평생 자신이 반드시 죽는다는 걸 부인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바로 그 이후로 생각하
"첫 문장 쓰기가 어렵다고? 그럼 두 번째 문장부터 써라"
[최재천의 책갈피] <작가라서>
"늘 도입부부터 쓰십니까? (Do You Always Begin at the Beginning)"미국의 저명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 가 303명의 작가들에게 물었다. "연애와 비슷합니다. 첫 부분이 가장 멋지지요."(메이비스 갤런트)"아무 계획 없이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릴 뿐이죠. 어떤 종류의 이야기가 될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해
다산 정약용은 신부였다
[최재천의 책갈피] <파란>
1836년 2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세상을 떴다. 부고를 들은 처가 쪽의 먼 친척 홍길주가 말했다. "그가 죽다니, 수만 권의 서고가 무너졌구나." 다산은 가톨릭 신부였을까. "그렇다." 저자 정민의 답이다. 1786년 조선, 가톨릭의 교세가 확장되면서 이승훈은 10명의 신부를 직접 임명했다. 로마가톨릭교회의 공인 없이 임의로 신부를 임명하면서 교단을 출
기회를 사재기하는 계급의 탄생
[최재천의 책갈피] <20 VS 80의 사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건드린 감수성은 돈이 아니라 계급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블루칼라 분위기를 내뿜었고 그 문화에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그럼으로써 사랑을 받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부자들에 대해서는 아무 유감이 없었다. 사실 그들은 부자들을 존경했다. 그들의 적은 부자가 아니라 중상류층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기자, 교수, 경영자, 관료들, 이름
마른 몸매의 한 흑인 남성이, 왕 앞에 당당히 섰다
[최재천의 책갈피] 서경식 <나의 영국 인문 기행>
2007년 영국의 노예무역금지법 통과 200주년 기념식이 엘리자베스 여왕과 토니 블레어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렸다. 그런데 기념식이 한 흑인 남성의 항의로 일시 중단됐다. 일본에 있었던 저자 서경식은 텔레비전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한다. 마른 몸의 그가 엄숙한 분위기의 식장 가운데로 걸어 나와 여왕을 비롯한 단상
중국인에게 목숨보다 중요한 그것, 체면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인의 이유>
중국의 어느 거지가 자신의 面子(체면, 미엔즈) 자랑에 나섰다. "정말이야. 어느 동네의 갑부가 나를 아는 척하며 먼저 말을 걸어올 정도라니까." "그 갑부가 뭐라고 했는데?" "내가 문 앞에 앉아 구걸하고 있었더니 나를 보며 '꺼져'라고 했어." 우리나라에도 체면이라는 단어가 있다. 중국에도 체면이 있다. 중국의 체면은 우리와는 달리 훨씬 더 복합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