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6일 1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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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조선연행사를 해제하고 기록한 일본
[최재천의 책갈피] <조선연행사와 조선통신사>
저자 교토대학 명예 교수 후마 스스무(夫馬 進)의 정의를 그대로 빌려오자면 "조선연행사(朝鮮燕行使)는 일찍이 조선국왕이 중국 북경(北京)에 파견한 사대(事大) 사절이고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는 조선국왕이 일본의 에도(江戸)에 파견한 교린(交隣) 사절이다." 이 중 조선통신사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에서 일찍부터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학계는 물론 일반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김종철의 생태사상론 "생태문명 전환의 열쇠는 정치"
[최재천의 책갈피]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지금 인류 사회가 직면한 진짜 위기는 환경 위기가 아니라 정치의 위기이다."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 녹색평론의, 시대의 사상가 김종철 선생이 바라는 바는 "지금이라도 우리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영구적인 지속이 가능한 방식, 즉 자연과 인간 사이의 물질적 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순환적' 방식으로 갈 수 있는 길을 탐구하고, 가능한 한, 모
리스본에서 찾은 '다정한 구원'
[최재천의 책갈피] <다정한 구원>
"죽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다." 포르투갈어권의 유일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의 문장이다. 여기에 대한 작가의 해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내가 사랑하고 있다는 실감뿐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랑을 믿지 못한다면, 혹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중국과 북한 군가를 만든 한국 사람 이야기
[최재천의 책갈피] <옌안송>
"아버지는 중국에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조선인이었지요. 그것도 음악으로 싸웠어요, 노래로... 중국과 북한 두 나라의 공식 군가를 만드셨는데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경우죠." (정율성의 딸 정소제) 정율성이 작곡한 팔로군 대합창은 팔로군가, 팔로군 행진곡, 유쾌한 팔로군, 자양강병사의 노래, 기병가, 포병가, 군대와 인민은 한 집안식구, 팔로
조용히 새로운 애플을 설계한 자, 팀 쿡
[최재천의 책갈피] <팀 쿡>
"애플에서 일하는 것은 제 스스로 짜보았던 어떤 계획에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제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습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1998년 3월, 37세의 팀 쿡을 제조와 유통을 총괄하는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2011년 8월 11일,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지금 당장 집으로 올 수 있어?" 잡스의 전화였다. 잡스
칼, 그리고 책
[최재천의 책갈피] <칼과 책>
어느 날 왕양명(王陽明)이 제자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갔다. 절벽에 만개한 진달래꽃이 눈에 들어왔다.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평소 '마음 밖에는 사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저 진달래꽃은 산중에서 저 홀로 피고 지지 않습니까? 저 꽃이 우리 마음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왕양명이 답했다. "자네가 미처 저 꽃을 보기 전에, 꽃과 자네 마음은
위대한 예술가, 과학자, 의학자-레오나르도 다빈치
[최재천의 책갈피] <레오나르도 다빈치>
1519년 5월 2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프랑스 앙부아즈에서 67세로 서거한 직후 제자인 프란체스코 멜치는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던 레오나르도의 이복형제에게 편지를 보냈다. "제게는 훌륭한 아버지와도 같았던, 당신의 이복형인 레오나르도 선생님의 부고를 들으셨을 줄 압니다. 스승의 죽음 앞에 제가 느끼는 슬픔은 말로 이루다 표현할 수 없고, 저는 제 손발이
천하의 중심 자금성의 필부필부
[최재천의 책갈피] <자금성의 보통 사람들>
"조선국 여인 김흑(金黑) 등 53명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다. 김흑 등은 선덕 초년에 와서 오랫동안 경사에 머물렀다. 황상께서 향토와 부모를 그리워하는 그들의 마음을 가엾이 여겨 특별히 환관을 보내 송환토록 했다. 또한 조선 국왕에게 그들이 갈 곳이 없어 헤매지 않도록 잘 돌봐 모두 고향으로 돌려보내라고 분부했다." (명영종실록(明英宗實錄) 선덕(宣德)
시인 윤동주의 산문을 훑어보다
[최재천의 책갈피] <나무가 있다>
시인 윤동주를 좋아하는 이들은 대부분 그의 시만 좋아할 뿐 그가 산문을 썼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나도 그랬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더듬어 돌을 찾아 달을 향하여 죽어라고 팔매질을 하였다. 통쾌(痛快)! 달은 산산(散散)히 부서지고 말았다. 그러나 놀랐던 물결이 잦아들 때 오래잖아 달은 도로 살아난 것이 아니냐, 문득 하늘을 쳐다보니 얄미운 달
유홍준의 새 문화유산답사기: 중국, 둔황, 실크로드
[최재천의 책갈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渭城朝雨浥輕塵(위성의 아침 비, 거리를 적시니) 客舍靑靑柳色新(객사의 봄버들은 푸르고 푸르네) 勸君更進一杯酒(그대에게 또 한잔 술 권하니) 西出陽關無故人(서쪽 양관 벗어나면 아는 이조차 없다네)" 작년 가을이었다. 양관(陽關)을 막 벗어난 사막. 날 안내해주던, 둔황시에서 일하는 여성 공무원 네 명이서 특유의 성조로 시를 합창했다. 왕유의 위성곡(渭城曲)